금감원·은행 전화 가로챈 신종 ‘피싱’…‘그놈 목소리’의 진화_더 이상 물고기 포커는 없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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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받으면 우선 전화를 끊고, 일단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에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요,

그런데, 이때 기관 대표 번호로 건 확인 전화까지 가로채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했습니다.

먼저, 김수연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저축은행의 저금리 대출 광고 문자에 혹한 일용직 근로자 김 모 씨.

전화를 걸자, 은행 직원은 대출이 가능하다며 금융감독원에 확인도 해보라고 했습니다.

김 씨는 곧바로 금감원에 전화를 했고,

[김○○/금융 사기 제보자/음성변조 : "'금융감독원 콜센터가 맞느냐' 그러니까 거기서 맞대요. 합법적이니까 진행을 해도 문제가 안 된대요."]

믿고 대출을 신청했지만, 의심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거래 실적부터 쌓아야 한다며, 4천여만 원을 김 씨 통장으로 입금해주더니 이 돈을 십여 차례에 나눠 다시 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저축은행 대표 번호로 재차 확인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직원/○○저축은행 대표 번호 통화 : "본사 소속이라고 나오세요, 이 분은. 담당자분 믿고 진행해주시면 돼요, 고객님."]

하지만, 알고 보니 김 씨가 통화한 금감원과 저축은행 직원 모두, 김 씨 계좌를 이른바 돈세탁을 위한 '대포 통장'으로 이용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었습니다.

처음에 저축은행 직원이 하라는 대로 대출 상담용 앱을 깔았는데 알고 보니 악성코드가 심어진 가짜 앱이었던 겁니다.

이 앱으로 김 씨의 전화를 중간에 가로채서 받았던 겁니다.

대출을 못 받은 김 씨가 항의 전화를 걸었을 때도 대답한 건 바로 '그놈 목소리'였습니다.

[○○저축은행 대표 번호 통화 : "사칭 피해를 봤어요. 민원 관련해서 접수도 하려고요. (그게(직원 사칭한 게) 바로 저에요, 근데 죄송한데...) 예? (당황하셨죠? 그게 바로 접니다. (돈) 잘 쓰겠습니다.)"]

김 씨 계좌로 돈을 입급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김 씨를 경찰에 신고한 상태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