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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음 금악리의 한 양돈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배출되는 모습(제공=안관홍 금악리장)
제주도 제주시의 한 감귤밭입니다.

밭을 둘러싼 돌담 사이로 시커먼 구정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옵니다.

밭에는 악취와 함께 노란 찌꺼기들이 가득합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의 한 양돈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배출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어제(21일) 오전 11시쯤.

제주시 한림음 금악리의 한 양돈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배출돼 행정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촬영한 안관홍 금악리장은 "폭포수 흐르듯 엄청난 분뇨가 콸콸 흘러나왔다"며 "일부러 방류한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 행정당국에 신고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악취에 놀라 현장으로 달려온 밭 주인 김정춘 할머니는 얼마 전 심은 감귤 나무 200여 그루가 죽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습니다.

김 할머니의 밭은 1,500여㎡ 규모인데, 순식간에 분뇨로 뒤덮였습니다.

김 할머니는 "이건 액비가 아니라 생 돼지똥"이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제주시 한림음 금악리의 한 양돈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배출돼 행정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제주시와 제주도자치경찰단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돼지 2,000여 마리를 키우는 농가에서 분뇨처리시설 배수관 부품이 파손되면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배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2시간 넘게 배출" vs "10분 배출"

현장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은 "2시간 넘게 분뇨가 배출됐다"고 주장했지만, 양돈장 측은 "10분 가량 배출됐고, 배출량도 5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양돈 농가 관계자는 "분뇨가 담겨 있던 관은 200mm 관이었고, 길이도 40m였기 때문에 배출량이 5톤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주시 한림음 금악리의 한 양돈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배출돼 행정당국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피해 주민들은 이런 양돈장 측의 주장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민은 "어떻게 관(파이프)에 있는 것만 그렇게 나올 수 있느냐. 양심이 있느냐"며 "어떻게 2시간 넘게 이 정도 양의 분뇨가 나올 수 있느냐"고 강하게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제주시는 현장을 측량한 결과, 농가의 주장보다 10배가 넘는 50여 톤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제주시 한림음 금악리의 한 양돈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배출돼 행정당국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제주시 환경보전팀은 성분 분석을 의뢰해 가축분뇨로 확인될 경우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고의성이 있을 경우에는 허가를 취소할 방침입니다.

농가 측은 정화되지 않은 분뇨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고의성은 절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농가는 과거에도 다른 가축분뇨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제주시의 고발이 이뤄지는 대로 가축분뇨법 위반 혐의를 수사할 예정입니다.

현장을 찾은 대한한돈협회 제주서부지회와 제주양돈농협 측은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도와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촬영기자: 한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