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미국 투자사 뒷거래 정황…SEC ‘공범’ 정조준_화이트 포커에서 포지션을 만드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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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TFL) 대표가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1년 전에도 한 차례 거품이 붕괴할 위기에 직면했지만 미국의 한 투자사와 비밀 거래를 통해 이를 틀어막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5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한국계 미국인 김 모 씨가 점프트레이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 소장을 권 씨 사건과 관련한 자료로 공개 등록했습니다.

소장 내용 등을 종합하면 2021년 5월 권 씨는 코인 가치가 1달러에 고정(페그)되도록 만든 테라USD(UST)의 시장 가격이 약 0.9달러(90센트)까지 하락하자 이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점프트레이딩에 접근했습니다.

점프트레이딩과 같은 자기자본거래 업체는 자기자산이나 차입금을 기반으로 각종 상품을 극초단타로 사고파는 고빈도매매(HFT)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WSJ는 당시 권 씨는 점프트레이딩이 테라·루나 시세를 지지하도록 도와주는 대신 향후 3년에 걸쳐 1루나 당 30·40·50센트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기로 이면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점프트레이딩은 즉시 6,200만 개 이상의 UST를 순매수했고, 코인 가치는 1달러 이상으로 다시 ‘정상화’됐습니다.

그러자 권 씨는 공개적으로 “UST의 하락과 페그 이탈이 TFL의 알고리즘에 의해 자연스럽게 자가 치유됐다”는 취지의 언급을 거듭하며 물밑에서 이뤄진 비밀 거래 사실을 덮었다는 겁니다.

이후 UST와 루나는 한때 2021년 말∼2022년 초 9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습니다.

점프트레이딩은 코인 가격 상승기에 보유한 UST·루나를 매도해 총 12억 8천만 달러(약 1조 7,146억 원)의 차익을 거뒀는지가 SEC가 들여다보는 쟁점입니다.

앞서 지난 3월 미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권 씨를 증권사기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UST 시세 조작 정황을 적시했지만, 당시에는 이에 가담한 업체를 ‘회사1’(Firm-1)이라는 익명으로 기술했습니다. 이 회사가 점프트레이딩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권 씨는 지난해 5월 UST·루나가 붕괴하기 한 달 전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올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 체포됐습니다.

현지에서 문서위조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권 씨는 최근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