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 인정하지만 기억은 안난다”…‘세대차이’ 탓?_온라인 포커 게임의 주지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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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오전 구속영장심사를 받기위해 부산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관련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오 전 시장은 한 차례 기각된 강제추행 혐의 외에도 다른 부산시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추가로 받고 있습니다.

오 전 시장의 변호를 맡은 최인석 변호사는 오늘(18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심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오 전 시장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상대방이 그렇다면 맞을 거라고 인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그동안 추가 성추행 혐의를 부인해왔던 이유에 대해서는 올해 73세인 오 전 시장의 나이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최 변호사는 “(검찰도) 그게 기억이 안 난다면 말이 되나 이러는데 기억이 안 날 수 있다”며 “지금 연세가 그렇지 않냐”고 반문했습니다.

■나지 않는 기억에도 혐의 인정? "그게 세대차이"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혐의를 인정한다는 측면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게 세대차이”라며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오 전 시장은 추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무고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최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당시에는 추행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 당시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 변호사는 이러한 혐의가 구속의 필요성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피해자는) 턱을 만졌다고 하는데 이게 추행이 맞느냐”며 “다툴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5월 부산지방경찰청에 출석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이 당시 그는 추가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 정신적 고통도 상해'…강제추행 치상 이례적 적용

한편, 검찰이 오 전 시장에 대해 적용한 혐의 가운데 '강제추행 치상' 혐의가 눈에 띕니다.

검찰은 피해자가 오 전 시장에게 추행당한 첫 날,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사건 이후에도 계속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점을 근거로 강제추행 대신 '강제추행 치상'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추행 등으로 인해 신체적인 부상이나 상처가 나면 강제추행 치상 혐의를 적용합니다.

오 전 시장 건의 경우, 강제 추행으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차원에서 검찰이 '강제추행 치상 혐의'를 적용한 건데, 법조계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입니다.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천5백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돼 있지만, 강제추행 치상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강간치상에 준할 만큼 형량이 더 무겁습니다.

■'화력' 집중한 검찰-변호인...결과는 오늘 밤

지역 법조계는 검찰이 또 다른 여직원 성추행 혐의에다, 강제추행 치상 혐의까지 적용해 영장을 청구한 만큼 오전 시장의 구속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오 전 시장의 구속을 자신하는 검찰은 검사 4명이 구속영장심사에 출석했습니다.

통상 1~2명이 법정에 출석한다는 점에 비추어본다면 흔치 않는 일이라는 게 법조계의 의견입니다. 이에 맞서 오 전 시장 측도 법원장 출신의 '전관'인 최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변호사가 법정을 찾았습니다.

치열한 법정 공방의 결과는 심리를 맡은 부산지법 김경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손에 넘겨졌습니다.

오늘 밤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 전까지 오 전 시장은 부산구치소에서 머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