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입는다”…디자이너 이상봉 _스포츠 베팅 방법론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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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 갤러리 세줄에서는 색다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패션쇼가 아닌 전시회로 자신의 의상을 선보이고 있는 것. '한글, 달빛 위를 걷다-이상봉과 친구들'이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글이 녹아있는 의상 20여 점이 빛과 어우러진 의상들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고유의 글자를 가지고 있는 민족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글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잊고 살아왔죠. 옷에 한글을 접목시킴으로써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은 2월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컬렉션 무대에 올랐던 의상들. 한국적인 것을 옷에 접목시키기 위해 고심하던 이 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소리꾼 장사익 씨와 미술가 임옥상 씨로부터 받은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편지 속 글씨체를 그대로 의상 위에 담았다. 이 씨는 "두 사람의 글씨가 매우 대조적"이라며 "장사익 씨의 글씨가 물처럼 자유롭게 흐른다면 임옥상 씨의 글씨에서는 불 같은 열정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두 사람의 글씨가 담긴 작품들은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상업적인 면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 의상들이 파리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선보였다면 그런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죠. 사실 저도 이번 의상을 준비하면서 한글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고 한편으로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가 한국에서 패션쇼 대신 전시회를 통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스쳐 지나가는 패션쇼보다 전시회를 통해 느긋하게 정지된 의상을 감상하면서 한글과의 새로운 교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5년간 파리 무대에 서온 이 씨가 전통문화를 의상에 접목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파리 컬렉션에서는 굿을 주제로 한 패션쇼를 통해 샤머니즘의 색채를 담은 원색의 의상들을 선보였다. 당시 무속인 이혜경 씨의 굿판으로 시작된 무대는 강렬한 인상을 내뿜으면서 그가 파리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글을 비롯한 우리 전통문화를 의상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10월 파리에서 열리는 2007년도 봄/여름 시즌 컬렉션에서는 서예가 국당 조성주 씨의 필체를 담은 의상들을 선보일 예정이며, 붓의 터치와 선의 아름다움을 접목한 작품들도 시도할 예정이다. 이 씨는 "한국적인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의 시도를 계기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려는 시도가 다른 브랜드와 분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