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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섭 앵커 :

검사가 업무에 필요하다면서 한꺼번에 무려 1600여명에게 검찰에 나오도록 출석 요구서를 보냈습니다. 명목은 건축물에 대한 안전과 부실공사 점검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거창한 수사를 하길래 1600여명에 대한 조사가 필요 해야 하는 것인지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구영희 기자 :

서류뭉치를 손에 든 사람들이 검사실 앞 복도에서 차례를 기다립니다. 난데없는 출석 요구서 때문입니다. 출석 요구서를 받은 사람은 무려 1600여명, 지난 96년 이후 도봉구 등 다섯개 구에 3층 이상 500평방미터 이상의 건물을 짓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대상입니다. 출석요구서에는 장마철에 대비한 부실시공과 안전도를 점검하기 위함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오라니까 그냥 왔지요. 도장 가지고 이렇게 해오라니까.."


"어떻게 해요. 서민이 하라는대로 해야지. 쩔쩔매고 왔는데 아무것도 아니네..."


바쁜 시간을 내서 검사실까지 나와 기다리기까지 했지만 질의문답도 없이 서류를 제출하고 형식적인 진술 조서를 작성하는 일 뿐입니다. 구체적인 혐의도 없는데 출두 하지 않을 수 없는 당사자들은 기분 좋을 리가 없습니다.


"여기 온 사람 굉장히 많을텐데 시간에 쫓기며 여기와, 시민만 우롱하는 것 같아요."


담당 검사는 수사 자료를 수집하는 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또 참고인은 반드시 출석할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검사의 출석 요구를 받고 이를 무시할 배짱 좋은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항변들입니다. 검찰이 출석 요구서를 남발한다고 해서 법률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작 시민들의 편의는 무시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