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위기…국내시장 ‘유탄’ 맞나 _이베토는 누구와 결혼했나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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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기간에 세계 3,4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넘어가고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을 맞으면서 세계 경제의 심장인 미국 뉴욕의 금융시장이 '공황(패닉)'에 빠졌다. 초대형 보험사인 AIG도 투자자의 신뢰회복을 위해 자산매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지만 앞길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미국을 강타한 금융 불안으로 국내 금융시장도 16일 개장하면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리먼브러더스에 7억2천만 달러, 메릴린치에 7억2천만 달러 등 두 투자은행에 모두 14억4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경색에 빠진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해외 증시 등에서 돈을 빼낼 경우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 외환시장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 리먼 파산에 美 긴급 수습조치 이번 주초 산업은행과의 협상에 이어 바클레이즈, BOA 등과 지분협상이 모두 실패한 리먼 브러더스는 이날 성명을 내 미국 뉴욕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리먼의 매각에 적극 간여하고 있어 주말 안에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던 기존 전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베어스턴스는 물론 최근 패니메이, 프레디맥 사태때와 달리 대규모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 큰 원인이었고 잠재적 인수 협상자들은 주말을 기해 차례로 협상장을 떠났다. 미국 금융당국도 매각 실패에 따라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긴급 대출 프로그램의 담보허용범위를 늘려주는 확대안을 내놓은데 이어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고객들이 리먼 관련 악재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방침과 함께 고객자산 보호조치에 착수했다. ◇ 亞 금융시장 벌써 흔들..국내시장도 충격 전망 리먼의 파산신청 소식이 터지면서 국제금융시장으로 타격이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과 홍콩, 한국 시장이 추석(중추절) 연휴로, 일본이 공휴일(노인의 날)로 각각 열리지 않았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충격이 현실화됐다. 대만의 가권지수는 이날 전 주말보다 4.1%(258.23포인트) 폭락한 6,052.45로 장을 마치며 2005년 11월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주 S&P/ASX 200지수도 지난주 금요일에 비해 1.8%(86.1포인트) 떨어진 4,817.7을 기록했으며, 뉴질랜드 NZX-50 지수는 1.26%(41.78 포인트) 밀린 3,319.90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 증시의 경우 추석 연휴전인 지난 12일 시장이 리먼브러더스 사태 해소 기대감으로 반등한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가 34포인트나 급등했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18.70원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0.40원 하락한 1,109.10원으로 마감됐다. 이처럼 안정된 분위기속에 연휴에 들어간 상태라 16일 개장시 심리적 충격이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날 싱가포르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장중 한 때 지난 12일 서울시장 현물환 종가보다 13원 가까이 올라 장중 1,122.0원을 기록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리먼의 파산사태에 대해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정리된 셈"이라며 "미국 금융시장의 부실들이 빠르게 정리됐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신호가 되겠지만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다시 강화되는 등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도 "미 연준이 대출범위를 확대하고 주요 금융기관들이 긴급 유동성 펀드를 조성하는 등 만일의 충격에 대비하고 있지만 자산기준 세계 4위의 투자은행 리먼이 끝내 파산신청에 이르게 된 상황에서 여타 금융권으로 얼마나 큰 충격파가 미칠지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어떤 지원이 있을 것인지와 각각 오는 16일과 17일(현지시간) 예정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의 실적발표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해외 차입 갈수록 어려워질 듯 '리먼 폭탄'으로 국내 기업과 은행들이 해외에서 달러를 차입하기가 더욱 어려지면서 달러 기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9월 위기설' 불식 차원에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10억 달러의 외국환 평형기금채권 발행은 극도로 몸을 사리는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가산금리 요구로 이미 연기된 상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까지 '한국 리스크'를 높인데 일조하기는 했지만 리먼과 메릴린치, AIG에 한꺼번에 밀어닥친 위기로 뉴욕 금융시장의 패닉이 지속된다면 외평채 발행시기를 점치기 어렵다. 여기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가별 위험도를 평가하는 핵심지표인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투자등급 채권의 경우 지난 12일 190bp(1bp=0.01%)선에서 이날 최고 215bp까지 상승했다. CDS란 신용위험을 회피하려는 채권 매입자가 신용위험을 부담하는 매도자에게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부도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 사전에 정한 손실을 보상받기로 하는 계약이며 프리미엄은 채권 발행자의 부도 위험 정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정부채권의 상황이 이렇다면 민간기업이나 여타 금융기관의 차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주 로드쇼를 한 뒤 외평채 발행을 연기했는데 당분간 발행이 힘들 것"이라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정부 "필요시 금융기관에 외화유동성 공급" 정부는 16일 오전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한국은행의 차관급 당국자들이 참석하는 금융상황 긴급점검 회의를 열어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 등 미국의 금융위기 파장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의 파악으로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리먼과 메릴린치와 관련 자산은 각각 7억2천만 달러씩이다. 이 가운데 뱅크오브 메리카(BOA)가 인수하기로 한 메릴린치는 인수와 함께 채권도 승계되므로 일부 상각이 있더라도 심각한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리먼 관련 자산이다. 대출이 2천800만 달러에 불과한 반면, 주식파생결합상품이 3억9천만 달러, 유가증권이 2억9천만 달러여서 상당액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자산을 모두 잃더라도 감당이 어려운 수준은 아니지만 문제는 국내 금융 전반에 미칠 심리적 충격이다. 금융위도 이 점을 감안해 패닉의 확산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금융위는 이날 긴급회의 뒤 발표에서 "리먼 관련 자산의 개별 금융회사 익스포져(자산 보유분)도 검토했으나 해당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위기설'에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이와함께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조달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경우 외환보유액 등을 풀어서라도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리먼 서울지점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 검사인력들을 보내 영업과 자산현황을 조사하고 필요시 영업 정지를 포함해 투자자 보호대책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해외자산 규모는 615억 달러로 전체 보유 자산의 3% 수준"이라며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겠지만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