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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기 전, 통화로만 이야기를 나눴던 피해 여성 A 씨는 '담담'해 보였습니다. 6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사건의 피해 여성. 어려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방송사까지 먼 길을 찾아온 A씨가 진짜 '담담'할 수 있었을까요. 마치 훈련받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수년간 비슷한 이야기를 수십 차례 하면서 장착된 담담함. 그렇게 A 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내가 피해자다.' 아무리 외쳐도..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

미리 예정된 사전 녹화 시간이 다가오자 A 씨는 점점 긴장한 듯 보였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고, 화장실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중간 허공을 보기도 했습니다. 극도로 긴장된 마음을 간신히 달래가며 A씨가 하고자 했던 말은 사실 한 가지였습니다. '내가 피해자'라는 겁니다.

사건이 세간에 알려졌던 2013년, A 씨는 첫 검찰 조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이 등장하는 동영상 속 여성은 본인이 아니라고 부인한 적이 있습니다. '무서워서', '새 인생을 살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 자신을 오랫동안 힘들게 할 거라곤 생각도 못 한 겁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 뒤로 '내가 피해자'라며 검찰에 김 전 차관을 다시 고소하고, 경찰과 함께 자신의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을 함께 찾으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진술을 '번복'해 진실을 인정받기는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6개월 만에 또다시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립니다.

녹화가 시작되자 A 씨는 다시 담담하고 차분하게 자신이 직접 방송사까지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1, 2차 검찰 수사 당시 느꼈던 부조리함을 설명할 때만 해도 그나마 차분했습니다.

"검찰은.. 저한테 2차 조사 때는 오히려 동영상에 나와서 했던 행위를 시켰습니다. 그게 검찰 조삽니까? 그 행동이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한 번 해보시라고. 그렇게 조사를 받고 나왔습니다."

3년 만에 이뤄진 재조사. 하지만 A 씨는 또다시 '사건 직후 고소를 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했습니다. 또, '관련자들을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수사에서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너무 많은 희망을 갖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인터뷰 말미에는 애써 눌러 담은 감정도 폭발했습니다.

"숨을 쉬는 것도 힘들고. 생각도 내 마음대로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는 굉장한 심한 트라우마로 살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저 살려주세요. 대통령님 저 좀 살려주세요."

오늘 밤 9시 "KBS 뉴스9"에서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 착취' 피해자가 KBS 스튜디오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직접 이야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