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당 지원 의혹 확산…금융권 ‘초긴장’_도박중독은 질병이다_krvip

한화그룹, 태광그룹에 이어 C&그룹까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부당 대출이나 지원 의혹이 제기되는 금융회사들도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다. 관련 금융기관들은 "부당대출은 없었다"고 항변하면서도 검찰 수사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C&그룹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의 초점이 은행권 대출 로비 의혹으로 옮겨오자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C&그룹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기 두 달 전인 2008년 10월 C&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은 1조3천52억원에 달하며, 우리은행 여신은 이 중 약 17%인 총 2천247억원이었다. 담보 대출은 1천635억원이며 신용대출은 639억원이다. 계열사별로는 C&중공업 1천367억원, C&우방랜드 85억원, C&구조조정 800억원, 기타 22억원 등이었다. 우리은행은 그러나 C&그룹의 로비나 외압에 의한 부당대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06년 김재록씨 사건 때 C&우방 등의 대출과정에 대해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당시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대출 승인은 여신협의회를 거치게 돼 있기 때문에 외압이라든가 경영진의 요청이 반영될 수 없다"며 "은행장은 여신협의회에 참여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C&그룹은 2007년 당시 박해춘 우리은행장의 동생을 자금난을 겪던 C&중공업의 사장으로 발탁해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우리은행 내부에서도 박 행장의 동생이 C&그룹 계열사인 진도의 임원이라는 사실은 알려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또 C&중공업에 대한 여신 1천367억원 가운데 1천268억원은 우리은행이 발급한 환급보증서(RG)로, 이 RG에 대해 메리츠화재가 보증을 서 채권을 모두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여신담당자는 "2008년 12월 C&중공업에 대해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개시했지만 메리츠화재가 신규자금 지원을 거부해 워크아웃이 중단됐고, 우리은행은 메리츠화재로부터 자금을 회수했다"고 말했다. 앞서 2007년에 임병석 C&그룹 회장이 그룹의 구조조정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인 `C&구조조정'에 우리은행(800억원), 농협, 금호생명 등 5개 회사가 `신디케이트론'으로 1천600억원을 대출했다. 우리은행 측은 "당시 조선업에 진출한 C&그룹이 불필요한 계열사는 팔고, 조선업 위주로 사업을 구조조정한다고 해서 금융권에 자금을 요청했다"면서 "임 회장은 당시 진도 등을 팔아 대출금을 갚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신뢰가 깨져 결국 C&중공업에 대한 신규지원도 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우리은행의 사모펀드가 ㈜우방에 투자하게 된 과정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은 당시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사모투자펀드(PEF)를 만들어 우방을 첫 투자대상으로 결정하고 420억원을 투자해 우방의 지분 32%를 획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시 쎄븐마운틴해운(현 C&그룹)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제공하는 등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며 "2006년 3월에 우방주식을 모두 팔아 연 37%의 투자수익률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우방 투자 건은 2005년 금감원 검사에서도 위법이나 지적사항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비리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태광그룹도 보험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동원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계열사인 흥국생명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이호진 회장의 개인 집무실이 있는 신문로 빌딩을 태광산업에서 4천369억원에 사들였으며, 태광산업이 갖고 있던 흥국화재 주식 1천218억원어치도 매입했다. 당시 자산이 8조4천억원인데 자산의 7% 가까운 돈을 계열사 건물과 주식을 사들인 데 쓴 것이다. 이 회장 일가가 지분을 100% 가진 동림관광개발이 강원도에 짓는 골프장 건설에도 보험 계열사들은 총동원됐다. 흥국생명은 이 골프장 회원권을 1계좌당 22억원씩 총 220억원어치 사들였다. 최근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낸 흥국화재는 이보다 더 비싸게 1계좌당 26억원씩 모두 312억원어치를 매입했다. 흥국화재의 회원권 매입은 금융감독원마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흥국 측 관계자는 "신문로 빌딩 매입이나 골프장 회원권 투자는 모두 자산 운용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돼 이뤄진 것으로,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