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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교정전문치과 원장이 갑자기 병원 문을 닫고 잠적했다. 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미리 완납한 환자들은 황당함에 울분을 터트리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2일 갑작스레 문자로 폐업사실 통보

한 피해자가 A치과로부터 받은 문자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A치과는 지난 12일 환자들에게 문자로 갑작스레 병원이 문을 닫게 됐다고 통보했다. 실제로 이날 강남보건소에 A치과의 폐업 신고가 완료됐다.

A치과는 문자를 통해 "운영상의 문제로 정상적인 진료에 차질을 빚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근 치과의 도움을 얻어 끝까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폐업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진료는 인근 치과에서 끝까지 받을 수 있게 책임지겠다는 뉘앙스다.

A치과 입구에 붙은 폐업 관련 안내문
A치과는 굳게 닫힌 문에 붙인 안내문에도 인근 B치과에서 이어서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처럼 적어뒀다.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 B치과에서 도움을 주기로 했다"며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며, 급한 상담은 B치과에서 받아주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마치 이미 A치과에 치료비를 낸 환자들이 추가부담 없이 B치과에서 교정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안내문이다.

인근 치과서 연장진료 해준다던 ‘대책’…알고보니 ‘말장난’(?)

하지만 이 같은 A치과의 대책은 그럴듯해 보이는 '말장난'이었다. B치과 측은 문을 닫게 된 A치과의 사정이 딱해 A치과 환자들을 받겠다고 했을 뿐, 별도의 치료비 보전 합의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B치과는 오히려 두 치과 사이에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오해한 일부 A치과 환자들의 항의와 문의전화로 영업에 방해를 받고 있다.

B치과는 여전히 교정치료를 원하는 A치과 환자들을 진료해주겠다는 입장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별도의 진료비를 내야 해서 다른 치과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피해자 모임 카페, 개설 이틀 만에 피해자 1,800명 모여…

이 치과가 폐업을 알린 12일 포털 네이버에 A치과 피해자모임 카페가 개설됐는데, 카페 개설 이틀 만에 가입자가 1,800명을 넘었다. 그만큼 피해자가 많다.

최인아 씨(가명)의 교정 견적서
2년 전 페이스북과 SNS를 통해 A치과의 전신인 C치과를 알게 됐다는 최인아(가명) 씨도 지난 8월 245만 원(계약금 20만 원 포함)을 미리 낸 피해자다. 최 씨는 "지난 1일 진료 갔을 때만 해도 별다른 말이 없어 1월 예약을 잡고 왔는데, 12일에 폐업 관련 문자를 받았다"며 "당장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이 치과가 할인 행사 등을 내세워 치료비를 미리 현금으로 완납할 것을 유도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치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5주년 기념 할인행사를 알리는 포스팅이 연달아 게재돼 있다.

한 피해자는 피해자 모임 카페에 "폐업하기 한, 두 달 전부터는 갑자기 카드기가 안 되니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해줘야 한다거나, 유지장치를 조금 더 싸게 해줄테니 30~40만 원 상당의 돈을 다음 예약 때 꼭 현찰로 가지고 오라는 둥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처럼 폐업할 것을 미리 알고도 환자들에게 치료비 선결제를 유도하거나, 현금결제를 유도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 다만 이는 형사처벌일 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은 별도의 민사 손해배상소송을 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 고소와 함께 별도의 단체 민사 소송도 준비 중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병원 원장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며 "최근 관련 고소장 4건을 접수하고,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