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저서 씩씩대며 첫 특검 기소 TV로 지켜봐”_빙고 선물_krvip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한 '러시아 스캔들' 첫 기소 뉴스를 오전 내내 백악관 관저에서 TV로 지켜보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1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계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 백악관 밖 핵심관계자 등 20여 명을 인터뷰해 '트럼프, 관저 위층에서 TV를 켜놓고 러시아 기소에 대해 화를 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이 트기 전에 기상해 백악관 본관 3층의 관저에서 '러시아 폭탄'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백악관 직원들과는 동떨어진 상태에서 TV를 켠 채 비평가와 법조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등이 나오는 관련 뉴스를 시청하면서 오전을 보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와 혐오의 감정 상태에서 뮬러 특검의 첫 기소 소식을 견뎌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사에게 거듭 전화를 걸었으며 방송뉴스의 해설을 골똘히 경청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격앙한 상황에서 자신의 대선 캠프 좌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가 연방수사국(FBI)에 출두하는 생방송 영상을 지켜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0시 28분 트위터 계정에 "내통은 없다"고 올렸다. 매너포트와 캠프 선대위 부본부장이었던 리처드 게이츠 등 기소된 2명의 주요 혐의가 자신의 대선 캠프를 맡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분 뒤 법정 문서가 공개되며 상황은 반전됐다. 제3의 기소 대상으로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고문을 지냈던 조지 파파도풀로스가 FBI에 거짓 진술을 했다며 유죄를 시인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를 연결하려 했던 자신의 움직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파파도풀로스의 혐의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관계자 간 지금까지 드러난 연계의 가장 분명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는 그와 소통하는 이들에게조차 뚜렷했으며 백악관은 전례가 없던 피로와 두려움의 분위기였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수사가 지난해 대선 캠페인을 넘어 금융 관련 문제로 확장돼 자신과 가족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점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날 특검의 기소가 트럼프 대통령이 통제할 수 없는 정치적 폭풍이 될 것으로 워싱턴포스트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