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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언제인가요."

서울의 한 건강검진센터 진료실.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러 온 검진자들은 의사와 마주앉는다.

의사는 "1년 남았습니다"라고 말한다. 검진자들은 "뭐가요?"라며 당황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후 검진자들은 검진결과표를 보면서 이내 생각에 잠긴다.

"당신에게 남은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은 1시간입니다."

이 영상은 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이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캠페인성 인터넷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나오는 이 5분 정도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360만건을 돌파했다. 삼성생명 측은 "가족과의 시간을 미루는 현실에 대해' 몰래 카메라'라는 방식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 마케팅 핵심된 '바이럴 동영상'

유튜브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바이럴 동영상' 광고가 각광받고 있다. 바이럴 동영상은 말 그대로 바이럴 마케팅을 동영상에 접목한 것. 바이럴 마케팅은 SNS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해 기업의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바이럴 동영상은 기존 신문이나 TV 등과 달리, 제작비가 적게 들고 시간적인 제약이 없어 기업들 사이에 이미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손꼽히고 있다. 온라인을 주 타깃으로 하는 만큼, 재밌고 신선하거나 감동적인 내용의 광고가 주를 이룬다.

대부분 몰래 카메라 방식을 도입하거나 인기 스타 출연, 고객 이색 체험, 인기 프로그램 패러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초반에 누리꾼의 이목을 끌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바이럴 동영상의 특성 때문에, 영상의 내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인격 모독을 포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반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의도된 노이즈 마케팅으로 간주돼 비판을 받기도 한다.

광고업체 한 관계자는 "소비자와 직접적인 소통이 중요한 기업에게 바이럴 동영상은 소비자들의 높은 몰입도와 전파성으로 매우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감동·웃음·재미…갖가지 요소 총 동원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최근 선보인 바이럴 영상 '네버 스톱 익스플로링'은 40여일만에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조회수 1000만건 돌파했다. "당신의 마지막 탐험, 언제였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소비자들이 극한 상황에서 미션을 받고 도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기업 철학인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도전과 성취의 순간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코믹스러운 영상도 빼놓을 수 없다. LG유플러스는 배우 겸 가수 임창정을 내세워 세 편의 영상을 선보였다. '누가 야한 영화를 봤을까'라는 제목으로, 임창정 특유의 코믹 연기가 돋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2주만에 유튜브 조회수 250만건을 돌파했다.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 8월말 공개한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이라는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430만건을 돌파했다. 취업준비생의 아버지가 뉴스에 나와 자녀의 장점을 말해주며 화면을 시청 중인 아들 또는 딸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내용. 이 광고를 본 누리꾼 사이에는 "감동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이 제작한 ‘택배기사님, 택배 왔어요’ 영상도 눈길을 끈다. 추석에 앞서 작년 8월 공개된 이 영상은 현재 유튜브 조회수 530만건을 넘는 등 누리꾼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영상에는 택배기사들 사이의 동료애가 담겼다. G마켓 모델인 지드래곤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 영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감동적인 요소를 앞세운 영상도 주목받고 있다. 의류업체 베이직하우스의 캐주얼 브랜드 마인드브릿지가 제작한 영상은 '뜻밖의 퇴근'이라는 주제로, 매일 반복되는 직장인의 특별한 휴가를 몰래 카메라로 담았다. 이 영상은 약 2주만에 조회수 100만건을 돌파했다.



수능을 앞두고는 카페베네의 ‘러브맘 프러포즈’ 영상이 큰 호응을 얻었다. 여고생이 엄마에게 투정 부렸던 일들을 떠올리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카페베네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엄마에게 보낼 영상을 촬영한 후 블로그에 올리는 이벤트를 이 영상과 연계해 진행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수험생이 직접 제작한 영상 2000여개가 올라올 정도로, 큰 관심을 얻었다"고 전했다.



◆  선정성 등 논란 휩싸이기도

큰 호응을 얻은 바이럴 동영상도 많았지만, 반대로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요실금 환자 팬티인 '디펜드'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를 공개했다. 한 방송 프로그램 포맷을 가져왔는데, 남녀 모델이 지하철에서 이 제품을 입고 다니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바지 등 하의를 입지 않고, 팬티 형태의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 계속 나오다보니, "야한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회사 측은 "요실금으로 고생하는 소비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면도기 브랜드인 질레트도 작년 바이럴 동영상의 선정성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가수 강민경이 모델로 기용된 이 광고는 남자친구를 집으로 불러 질레트 면도기로 직접 면도를 해준다는 설정. "일본 성인물 같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이 영상은 결국 수정되기도 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바이럴 동영상 제작을 의뢰하는 기업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 때문에 극단적인 아이템 도입 등 무리한 요구를 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