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빈층 전락 신용불량자 80만 명 추정 _빌린 돈은 깎지 마라_krvip
⊙앵커: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가운데 상당수가 당장 생계가 어려운 가난한 신용불량자들의 극빈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난한 신용불량자들의 현실, 김기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용카드를 처음 만든 지 5년 만에 7000여 만원대의 빚더미에 올라앉은 이 모 여인입니다.
남편마저 신용불량자로 각종 공과금조차 못 낸 지 벌써 1년여.
도시가스 공급은 이미 중단됐고 전기와 수도는 언제 끊길지 몰라 불안합니다.
⊙이 모씨(신용 불량자): 쌀을 오빠가 대주기도 했습니다.
쌀독에 쌀이 떨어졌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기자: 사업가 남편 빚 3000만원을 보증섰다가 5년 전 신용불량자가 된 김 모씨.
가출한 남편과 이혼까지 했지만 빚은 고스란히 남아 독촉이 끊이지 않고 한 달 50만원 벌이로는 갚을 길조차 없어 그저 막막합니다.
⊙김 모 씨 (신용 불량자): 그렇게 독촉하니까 항상 불안해서 편하지 않은 거죠.
벨 소리만 울리면 아이들은 저보고 숨으래요.
⊙기자: 이처럼 극빈층으로 전락한 채무자들은 신용불량자 5명 가운데 1명꼴인 8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정부의 구제손길도 이들에게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
이 때문에 가난한 신용불량자들의 만연은 잠재적인 사회 불안요소로 분류됩니다.
⊙류정순(한국빈곤문제 연구소장): 사회에 대해서 나도 살아야 되겠다, 살려다오 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표출해낼 때는 그게 범죄로 나타나는 거죠.
기자: 빚을 지고 갚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개인의 책임이지만 채무자들 역시 최소한의 생계는 보장받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뉴스 김기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