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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엘카혼 경찰서는 소속 경관들이 흑인 남성 한 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엘카혼은 샌디에이고에서 북동쪽으로 약 24㎞ 떨어진 곳에 있다. 숨진 희생자와 총격 경관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엘카혼 브로드웨이 빌리지 쇼핑센터 주변 식당에서 한 흑인 남성이 움직이는 차량 사이를 오가며 불안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은 27일 오후 2시께 현장에 출동했다.

제프 데이비스 엘카혼 경찰서장은 "사망한 흑인이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앞뒤로 움직였다"면서 "한 경관이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발사하려 하자 이 남성이 급히 뭔가를 꺼내 들더니 양손으로 총 쏘는 자세를 취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를 보고 곁에 있던 다른 경관이 총을 발포했고, 다른 경관은 테이저건을 쐈다.

CNN 방송은 숨진 남성의 무장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경찰이 현장에서 총기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이 총 쏘는 자세를 취할 때 움켜쥔 물건이 총기였는지에 대해 경찰은 함구하고 있다.

사건 직후 현장에 있던 럼비 무바이와라는 주민이 찍은 페이스북 실시간 동영상에 따르면, 희생자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도움을 요청하고자 911에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빠가 아팠다고 덧붙였다.

여성은 "경찰이 내 앞에서 오빠를 죽였다"면서 "왜 테이저건을 쏘지 않았느냐"고 오열했다.

총격에 가담한 두 경관은 모두 20년 이상의 베테랑으로 사건 직후 3일간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엘카혼 경찰은 검찰이 목격자의 동영상과 인근 상점에 설치된 폐쇄회로 TV 화면을 분석할 때까지 관련 영상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소식을 접한 200명의 시위대가 27일 오후 늦게 엘카혼 경찰서 주변에서 경찰의 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28일 오전에는 희생자가 쓰러진 주차장 주변에 흑인 8명이 모여 손을 잡고 추모 기도를 했다고 CNN 방송은 소개했다.

최근 오클라호마 주 털사,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경찰의 총격에 비무장 흑인이 사망한 뒤 경찰의 무분별한 공권력 사용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터진 이번 사건으로 반발 시위가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