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저지한 마크롱은 전진할 수 있을까…_소년이 카지노에서 물건을 훔치는 영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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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마크롱은 프랑스를 전진시킬 수 있을까? 그가 창당한 중도 신당 '앙 마르슈(전진이란 뜻)'처럼…

7일(현지 시각)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프랑스의 25대 대통령으로 올해 39살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당선됐다.

개표가 대부분 이뤄진 상황에서 프랑스 내무부 집계를 보면, 결선 투표 결과 마크롱 후보는 유효표의 65.82%를 득표했으며, 경쟁자인 마린 르펜 후보는 34.18%를 득표했다.

마크롱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가 프랑스의 승리라며, 공포와 분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 우선주의와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전면에 내세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는 참패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은 마크롱과 르펜의 선거 벽보
마크롱 65.78% 득표…선거 불참률 24.88%, 백지와 사표 약 12%

그런데 이번 선거는 1차에서 과반수가 나오지 않아 치러진 2차 결선 투표이다.

그리고 이번 결선투표의 투표율은 75.12%이다. 불참률이 24.82%나 된다. 게다가 투표용지에 고의적으로 잘못 기표한 표가 3.02%이고, 기표를 하지 않은 빈 투표용지가 8.54%로 잠정집계됐다.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크롱과 르펜 모두 지지않는다고 답한 유권자가 30% 가까이 됐다.

투표 불참률이 24.82%나 된다는 사실은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판적이고 냉소적 태도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 국민의 4분의 1이 결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특히 고의적인 사표와 투표에 참가해 아무 표시도 하지 않은 백지표가 약 12%나 된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투표 전 프랑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선거 보이콧 운동까지 벌어졌었다.

따라서 이 같은 유권자들의 기성 정치 자체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어떻게 바꿔나가느냐도 마크롱 정부는 물론 프랑스 정계의 큰 숙제로 남게 됐다.


4월 23일(현지시각) 치러졌던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선, 마크롱이 23.8%, 르펜은 21.5%를 각각 득표해 결선에 진출했다.

1, 2위를 차지한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의 마크롱 후보와 극우 국민전선(FN)의 르펜 후보는 프랑스를 동서로 양분했다.

프랑스 내무부가 공개한 지역별 최다득표자 분포현황을 보면 마크롱은 프랑스 서쪽에서, 르펜은 프랑스 동쪽을 거의 휩쓸었다.

최다 득표자 현황 : 핑크색;마크롱, 진한 파란색;르펜
어쨌든 마크롱은 최연소·비주류 정당 대통령이라는 프랑스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

마크롱의 승리는 프랑스 정치권력구도에도 큰 변화의 조짐이다. 마크롱은 중도좌파 사회당이나 중도우파 공화당 소속이 아닌 '비주류' 후보이기 때문이다. 주요 양당에 속하지 않은 정권 탄생은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60여 년 만에 처음이다.

과거 사회당 소속이었던 마크롱은 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내면서 좌경화된 당에 불만을 가졌다. 그리고 지난해 8월 그는 사회당 정부에서 이탈해 독자 세력인 '앙마르슈'(전진)를 발족하면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마크롱의 정치성향은 '제3 지대'라는 단어로 대변할 수 있다. 정치·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와 국민을 위한 기회 진작 등 좌파 정책을, 경제적으로는 우파에 가까운 친기업적 정책을 펼치는 중도 성향을 표방하고 있다.

그는 유럽통합과 세계화의 폐단은 고쳐나가되, 앞으로 '나가자'고 외친다. 이러한 마크롱의 정치적 야망은 앙마르슈(전진)라는 소속당의 이름에서 고스란히 배어난다. 틀에 박힌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면서 진부한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신선함과 과감함이 기존 사회당과 공화당 정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롱은 앞으로 노동법을 완화하고 소외 지역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며 자영업자에 대한 보호책을 높이겠다는 자신의 주요 공약을 이행하게 된다. 정치·사회적으로는 유럽연합(EU)의 틀을 지키면서 체제를 개혁하는 임무를 주도할 예정이다.


EU 개혁 시동…장애물 많아

그러나 마크롱 신임 대통령이 어떤 개혁을 추진하더라도 사실 시동 걸기 자체가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의회 기반이 전혀 없는 정당 '앙마르슈'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다음 달 총선에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하되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의석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공공부문 일자리 감축과 함께 법인세 인하와 노동 유연성 강화 등 친기업 경제정책을 펴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마크롱의 정책에 대해 노조 연합들은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며 "사주들에게만 좋을 것이라"며 반감을 갖고 있다.

자유시장론자인 마크롱은 자신의 이 같은 공약들을 위해 친 EU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개혁은 온건한 수준이거나 거의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머물다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브렉시트 협상 EU는 ‘맑음’

이 때문에 마크롱의 당선이 브렉시트로 통일이 흔들린 EU 존재감에선 호재로 보아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 강경파들에게 일격을 가하는 것"이라면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운동으로 확산된 반EU 주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분리보다는 통합에 세(勢)가 실리는 만큼 EU는 당연히 브렉시트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된다. 마크롱은 "영국은 어떤 특별한 혜택도 기대해선 안 된다"면서 영국이 EU 전체 단일 시장을 떠나는 '하트 브렉시트'(Hard Brexit)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한편 마크롱은 자유시장과 EU 잔류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투자은행에서의 경력을 살려 파리를 런던 대신 금융 중심지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가속할 수도 있다. 로스차일드 출신인 마크롱은 브렉시트로 인해 런던을 떠나게 될 수많은 외국 기업이나 인재들을 파리로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프랑스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지난해 프랑스 경제성장률은 1.1%에 실업률은 10%였다. 재정적자는 국민총생산(GDP)의 38%로, 유로 지역 평균 15%를 두 배 이상 넘었다.

올랑드 현 사회당 정부는 초기에 75% 부자세 부과, 반긴축정책 등을 선언했지만, 성장률이 0%대를 벗어나지 못하자 친기업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경제 활성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경제정책은 사회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의 이반을 초래했고, 이번 대선에서 극우 국민전선의 돌풍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다.

그의 공약 가운데 공공일자리 감축 등으로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도 관심사다. 마크롱은 법인세를 덜 받기로 공약했기 때문에 어디서 세원을 늘릴 것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