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군 되겠다” 탈영해 우크라이나 간 해병, 검문소서 ‘버티기’_여러 축구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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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군인 신분으로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참여하겠다며 폴란드로 떠난 A씨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리 군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해병 모 부대 소속 병사 A씨는 당초 21일까지 휴가를 보낸 뒤 부대로 복귀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대로 돌아가는 대신 A씨의 발길이 향한 곳은 인천국제공항이었습니다. A씨는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폴란드로 출국해버렸습니다.

국내 한 매체는 A씨가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자원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군 복무 중인 군인이 휴가 중 해외여행을 가려면 사전에 국외 여행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A씨는 사전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았고, 출국 과정에서 이에 대한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복무 장병이 해외로 무단 출국한 것도 문제지만, 현역 군인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에 참여할 경우 외교적 문제가 초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검문소서 제지 당해…입국 좌절

외교부 당국자의 말을 종합하면, A씨는 어제(22일)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입국을 시도하던 중 우크라이나 측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이 우리 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A씨의 입국을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A씨를 폴란드 측 검문소로 다시 돌려보냈고, A씨는 폴란드 국경검문소 건물 안에 있는 상태입니다.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탈출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난 17일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폴란드 검문소 안에서 '버티기'

A씨의 우크라이나 입국은 좌절됐지만, 문제는 또 있습니다. A씨가 폴란드 국경검문소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주 폴란드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검문소로 나가 A씨에게 귀환을 설득 중인데, A씨는 나오는 것을 거부하면서 일종의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때문에 우리 관계당국이 A 병사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측도 난감한 상황입니다. A씨가 한국 여권을 가지고 적법하게 검문소로 온 것이기 때문에 강제로 신병을 인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국경검문소 측은 A씨에게 대기 장소와 함께 식사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자원하려는 에스토니아 남성들이 지난 10일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 앞에 모여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외교 당국은 강제로 A씨의 신병을 인계받을 권한이 없어, A씨 가족을 통해 귀국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우리 대사관 측은 폴란드 시각으로 오늘(23일) 날이 밝으면, 다시 A씨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만약 A씨가 막무가내로 거부하고 검문소에서 나오지 않으면, 폴란드 당국과 사법공조를 통해 A씨를 체포해 강제로 국내로 데려오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 우크라 입국 실패 '여권법 위반' 해당 안돼 …'군무 이탈' 처벌될 듯

정부는 국제의용군 지원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이근 전 대위 사례처럼, A씨에게 여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A씨의 최종 목적지가 우크라이나였지만, 소지하고 있는 여권을 사용해 실제 입국하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돼 있어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입국하면 여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A씨의 경우 현역 복무 중인 군인이 휴가 중 군 당국의 허가 없이 해외로 출국한 만큼 국내로 돌아온 뒤에 '군무 이탈' 등 군법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