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2차 피해’ 가시화…‘민망한 특수’도_프랑스는 몇 번이나 우승했습니까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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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파동이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장기화되면서 고기재료가 공급되지 않아 곱창집.순대국밥집이 문을 닫는 등 연관업종의 '2차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반면 구제역 차단방역이나 매몰처분 작업 시 소독제로 사용되는 생석회 생산업체와 겨울철 비수기인 인력시장은 방역제 및 매몰처분 현장 인력 부족으로 '민망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 도축장.정육업계.음식점..'2차 피해' 가시화..= 강원도내 구제역이 10개 시군 26농가로 확대된 가운데 매몰처분 대상 가축은 도내 우제류 가축 72만1천160마리의 20.8%에 해당하는 260농가 15만513마리를 넘어섰다. 이처럼 지역 축산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면서 도축장, 정육업계, 음식점 등 연계산업도 위기를 맞고 있다. 도내 5곳의 도축장은 구제역 감염 우려로 지난해 말 모두 잠정 폐쇄됐으나 설을 앞두고 축산물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원주, 홍천, 평창 등 3개 도축장을 재개장했다. 그러나 축산농가의 출하 물량 자체가 급감한데다 구제역 확산 우려 탓에 정상 가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도내 도축 물량의 75%를 차지하는 강원LPC의 경우 구제역 사태 이전에는 1일 평균 150여마리의 소와 3천200여마리의 돼지를 도축했으나 현재는 하루 소만 70~80마리 가량 도축하는 정도다. 하루 평균 280여명의 직원이 바삐 움직이던 작년 설 대목과 비교하면 현재는 30여명의 직원만이 최소한의 작업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 도축장 박부업 상무는 "구제역 사태로 영업손실이 하루평균 7억~8억원씩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도축 제한은 다소 완화됐으나 시도간 이동제한 조치는 여전하기 때문에 정상 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축 물량 감소와 이동제한조치의 장기화로 축산물 공급이 크게 줄면서 도내 각 정육업계와 음식점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다 구제역 예방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신까지 확산돼 소비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6일 횡성지역 한 곱창 음식점은 개점 후 처음으로 물량이 없어 평일에 문을 닫았다. 돼지 내장으로 순댓국밥을 만들던 또 다른 음식점 역시 재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화로구이'로 유명한 홍천군 상오안리 양지말 음식점들도 구제역 여파로 예년보다 30% 이상 손님이 급감했다. 음식점 업주들은 "구제역 이후 손님이 크게 줄면서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빼고 나면 적자"라며 "이제는 물량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다 더더욱 갑갑한 것은 구제역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밖에 사료공장도 도내 전체 우제류 가축 5마리 중 1마리가 매몰처분되고 텅 빈 축사가 늘면서 공급량 급감 등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 생석회 생산.인력시장 때아닌 '특수'..'구제역 알바' 자동검색어로 = 반면 구제역 차단방역의 소독제로 사용되는 생석회 생산공장은 24시간을 풀가동해도 제때 주문량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로 생석회를 납품하는 원주지역 T화학은 평소 하루평균 60t가량을 생산했으나 구제역 사태 이후 생산량의 8.3배인 500t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이마저도 구제역이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생석회 생산 원료인 석회석 부족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다. 김성주 영업실장은 "작년초부터 경기지역에 몰아친 구제역 파동으로 한 해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생석회 주문이 쇄도했다"며 "그러나 석회석 원료 자체가 부족해 고가의 가공 원료로 생석회를 생산하다보니 생각만큼 매출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제역 매몰처분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인력시장도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횡성과 원주 등 도내 구제역 주 발생지역에서 매몰처분 작업에 동원된 인원은 하루평균 300여명에 이르는 가운데 80% 이상을 인력시장 등 외부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 횡성 J인력 측은 "구제역 발생 이후 거의 매일 매몰처분 요원을 보내달라는 관공서의 요청을 받고 있지만 사람이 없어 못 보내줄 정도"라고 말했다. 이밖에 구제역 방역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택시 운전기사들은 쉬는 날을 활용해 방역 활동에 나서는가 하면, 학생들의 경우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일당을 받는 차단방역 아르바이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 학생은 "포털사이트에 '구제역 알바'가 자동 검색어로 등록될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강추위로 신체적으로는 고된 일이지만 축산농가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느끼고 위로하고자 적극 나서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