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제품이 삼성의 미래 경쟁력 좌우”_빙고 데이에 실제 돈을 받으세요_krvip

"지금까지 삼성은 구미, 일본을 캐치업(따라잡기) 하는 데 강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장에 없는 새 콘셉트, 크리에이티브한(창조적인) 제품과 기술을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일본에서 삼성 전문가로 유명한 야나기마치 이사오(柳町功) 게이오(慶應)대 종합정책학부 교수는 10일 `이병철 탄생 100주년 국제 학술심포지엄'이 열린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삼성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창조적 제품과 기술을 꼽았다. 경영사학자인 야나기마치 교수는 "삼성은 지금까지는 구미와 일본의 강점, 표준적인 기술과 경영방식을 받아들여 고치는 방식으로 한국식 경영을 해왔다는 점에서 '교과서'가 있었지만, 전자 부문으로 한정해 보면 반도체와 LCD 등은 이제 삼성이 선발주자라 교과서로 삼을 기업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애플의 아이팟이나 과거 도요타자동차의 중형차처럼 시장에 없는 새 콘셉트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본다"며 창조적인 제품을 만드는 일에 다른 기업과의 제휴를 모색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과 소니를 보면 경쟁하기도 하지만 LCD에서 합작회사를 만들며 주고받기도 한다"면서 "창조적인 물건을 만드는데 삼성의 힘만으로 하면 좋겠지만 자원을 모두 다 갖고 있지는 않은 만큼 제휴를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노즈쿠리(物作ㆍ물건 만들기란 뜻으로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을 상징)'라는 강점을 가진 일본 기업이 그간 삼성의 교과서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삼성은 앞으로 일본 기업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길을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이 추구해온 점 중에서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야나기마치 교수는 이와 관련, 도요타자동차의 최근 리콜사태를 거론하면서 "질보다 양을 중시하고 기초를 잊어버리거나 현장과 거리가 먼 의사결정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그는 시기적으로는 다르지만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원칙의 관점에서 고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과 일본 미쓰비시 창업주인 이와사키 야타로(岩崎彌太郞)의 경영철학이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세기 중반 해운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와사키가 국제 감각이 있는 인재들을 받아들여 육성한 것처럼 이병철 회장도 1950년대에 공채제도를 도입해 인재를 육성했다"며 "두 사람은 모두 인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운친 경영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이병철 회장은 한일관계에도 공헌을 많이 했을 뿐 아니라 같은 동아시아인으로서 존경하는 분"이라며 "연구 대상이 될 만한 인물"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