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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공부하는 한인 유학생 부모들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전화 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28일(현지시간) "LA와 뉴욕 등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부모에게 '자녀를 납치했으니 현금을 송금하라'는 보이스피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LA 총영사관이 공개한 피해 사례를 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20일 "LA에서 유학 중인 딸을 납치해 데리고 있으니 돈을 보내라"는 익명의 협박전화를 받았다.

특히 이 전화에는 젊은 여성이 흐느끼면서 "아빠, 나쁜 사람들이 안 보내준다"고 울먹이는 음성까지 담겨있었다. A씨는 이 전화를 받자마자 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아 외교부 영사콜센터와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다.

다행히 A씨는 협박전화를 받은 지 2시간 만에 LA총영사관으로부터 딸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학생 딸이 한인타운에서 일을 보고 있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유학 중인 딸을 두고 있는 서울에 거주하는 B씨도 지난 23일 비슷한 협박전화를 받았다. B씨는 수차례 카톡과 보이스톡으로 딸과 연락을 시도하였으나 연락이 되지 않자 112에 신고했다.

한국 경찰은 외교부 영사콜센터를 통해 뉴욕총영사관에 사건을 통보했다. 뉴욕총영사관 측은 같은 대학에 다니는 한인 학생 등을 통해 B씨의 딸의 신변을 확인하려 했으나, 현지 시간이 새벽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

B씨는 협박전화를 받은 지 1시간 10분 만에 딸과 연락이 됐다. 당시 B씨의 딸은 기숙사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맨해튼에서 유학 중인 딸을 둔 C씨(여)는 거친 음성의 한 남성으로부터 "딸을 납치했으니 당장 2만 불을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라"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C씨는 맨해튼에 있는 딸에게 카톡과 보이스톡으로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자 납치라고 판단해 협박범의 요구에 따라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돈을 준비했다.

범인들은 지정된 금융기관에 100만 원 이하로 나눠 입금하라고 지시했고, C 씨는 95만 원씩 지정된 계좌로 송금을 시작했으나, 5회 차부터는 송금정지가 돼 더 이상 송금을 하지 못했다.

C씨 부부는 그러나 8시간 뒤에 딸과 연락이 닿았다. 딸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고 있어 전화를 받지 못했다.

이 보이스 피싱 사건들의 공통점은 미국 유학 자녀들이 전화를 받지 않을 새벽이나 저녁 시간대에 한국에 있는 부모들에게 전화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화를 받은 부모들이 당황한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젊은 여성들의 흐느끼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수법을 사용했다.

LA 총영사관 측은 보이스 피싱이 의심되는 전화가 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유학 중인 자녀들의 전화번호와 숙소 전화번호, 가까운 친구 전화번호를 확보해놓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