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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자유를 보장한다는 점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자유로운 경험을 통해 스스로 움직이고 활동하면서 얻어지는 치료법이지요. 운동장을 몇십 바퀴씩 도는 분들도 계시지만 의료진이 개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지난달 31일 방문한 국립공주병원의 첫 인상은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정신병원'에 관한 이미지와 확연히 달랐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환자들은 자유롭게 병동 안팎을 돌아다녔고 병원 뒤편에 마련된 '치유의 숲' 산책길을 오갔다. 병원 내 쇠창살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서로 인사를 건넸다. 일반 병원과의 차이점이라면 환자들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침대의 높이가 매우 낮다는 정도였다. ◇ 치료 핵심은 '사회적응력 향상'…병원으로 출퇴근하는 '데이케어 프로그램' 1998년 대전·충청권 정신건강 거점 국립의료기관으로 문을 연 국립공주병원은 약 6천평의 공간에 본관과 부속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 정신의료기관 중 최대 규모다. 하루 평균 200여명의 입원환자와 40여명의 외래환자들이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머물거나 방문한다. 환자들은 정신분열병, 양극성장애, 알코올중독, 정신발육 지연 등의 이유로 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입원 병동 환자의 하루는 식사, 치유의 숲 산책, 재활 프로그램 참여 등으로 오후 9시 30분에 마무리된다. 환자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은 하루 일과가 빡빡해 보일 정도로 명상, 헬스, 미술, 메이크업 등 다양하게 마련돼 있었다. 물론 프로그램은 환자가 원할 때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국립공주병원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시설은 안정 단계와 재활 단계를 거친 환자들의 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데이케어 센터'다. 평균 2개월간의 안정·재활 치료를 거친 입원 환자나 외래 환자들이 참여 대상인데, 환자들은 집에서 병원으로 출퇴근하며 다른 환자들과 모임을 하고 산책을 하며 월 1회 사회 견학도 한다. 국립공주병원 이영문 병원장은 "환자들이 달성해야 할 최종 목적은 사회로 돌아가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이유로 우리 병원에서 운영하는 데이케어 프로그램은 최근 많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환자 늘어나는데 인식 개선은 먼 길…시설투자·법 개정 제자리 국립공주병원의 시설은 어느 병원과 견줘도 손색이 없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수준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이를 치료할 역량을 갖춘 시설과 지역사회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중 14.4%인 519만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고 있지만 전문가의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경우는 이 가운데 15%에 불과하다. 이 병원장은 "정신의료기관은 민간시설이 대다수지만 시설 수준은 국·공립이 상위 1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병원의 대형화 추세는 뚜렷하지만 정신과 규모는 이런 현상과 다른 곳이 많다"며 "수익성 문제 때문에 민간의료시설의 정신건강분야 투자가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정신건강에 대한 부족한 투자만큼 제도 개선도 갈 길이 멀다. 복지부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입원·치료 중심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치료를 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정신보건법 개정안'을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특히 개정안에는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외래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 환자를 정신질환자 범위에서 배제하고 비자발적인 입원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어 조속한 제도 시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병원장은 "정신질환자는 저소득층인 의료급여 환자들의 장기 입원율이 높은 편"이라며 "지역사회 돌봄 시스템을 확충해 정신건강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야만 치료율도 높고 입원기간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