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빌려드립니다” _사채업자는 돈을 번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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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광고가 바로 돈 빌려준다는 대출 광곱니다. 친구처럼 믿고 돈을 빌려 준다는데, 알고 보면 서민들을 울리기 일쑤죠. 그런데 실제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확실한 의지만 있다면 담보 없이 창업 자금을 대출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돈이 아닌 희망을 빌려주는 곳. 가난해도 열심히 살고 있는 이들의 일터를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경기가 어려운 것을 반영하듯 곳곳에는 대출 광고가 넘쳐납니다.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서민들이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은 사금융 뿐, 그러나 무심코 사채에 손을 내밀었다 신용불량자가 되기 일쑵니다. <녹취>사채 대출자 : “자금조달도 안되다 보니까 고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사채 대출자 : “이거는 우리가 처음에 안 믿을 수가 없어요. 사실 돈이 급하다 보니까요.” 생활보호대상자에 남매를 홀로 키우는 모자 가정...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에 바빴던 최헌주 씨는 금융권에서 박대당하던 대표적인 서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출장 요리와 주문 도시락을 만드는 반찬 가게를 운영한 어엿한 창업주입니다. <인터뷰>최헌주(요리나라 대표) : “제가 암 쪽에 문제가 있어 가지고 먹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요. 그런데 저희 음식은 조미료 없이. 도시락 같은 것도 육수 직접 뽑아 가지고...”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초등학생인 남매와 남겨진 최 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음식 솜씨 하나만 믿고 겨우 출장요리 자격을 따냈지만 막상 주문이 밀려들어도 요리를 할 장소가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인터뷰>최헌주 : “저녁에는 전을 구워가지고 센터 내에서 했어요. 센터 내에서 전을 구워가지고 웨딩홀에 몇 군데 납품하다보니까 전이 기름 냄새가 많이 나잖아요. 그래서 빌딩에서 쫓겨났어요.” 결국 창업을 결심한 최 씨는 자금을 빌리기 위해 시중 은행을 모조리 돌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최헌주 : “갈 때 마다 나오는 것은 아이씨. 이러고 나오고. 굉장히 무시당해요. 진짜 무시당해요. 풋. 이러면서. 아무튼 말투도 그렇고 행동도 그런데...” 담보도 없고 보증인도 없는 최 씨에게 은행이 돈을 빌려줄 리는 만무했고, 절망감에 빠져있을 때 희망의 빛을 전해준 곳은 바로 사회연대은행. 이곳에서 1년은 이자 없이, 이후 3년에 걸쳐 갚도록 하는 방식에 이자는 2퍼센트로 천 5백 만원을 빌렸습니다. <인터뷰>최헌주 : “그냥 돈만 있게 해주는 그런 기관이 아니라 살 수 있게끔, 뒤에서 많이 도와주세요. 그래서 힘이 많이 되요.” 최 씨는 이제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어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버는 돈은 빚을 갚으면서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인 모자 가정을 위해 쓰겠다는 최 씨. 아직은 비록 많지 않지만 소중하게 번 돈은 그에게 다시 꿈을 꾸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먹자골목, 연탄불 위에서 곱창과 막창이 지글지글 구워집니다. 저녁 어스름이 내리자 자그마한 곱창집은 발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찹니다. 일반 곱창집과 달리 젊은이들이 단골입니다. <녹취>김옥연(왕십리 이모네 곱창) : “자 나왔습니다. 기대하신 만큼 맛있었으면 좋겠네요.” <인터뷰>강주아(손님) : “다른 데 가서 조금 돼지 냄새 같은 것도 나서 돌아다니다보면 꺼리게 되거든요. 여기는 그런 것도 없고 입에도 잘 맞고 양념도 맛있는 거 같아요.” 새 없이 밀려드는 주문에 주인의 손놀림도 빨라집니다. 김옥연 씨가 이 가게를 연 것은 1년 전. 끝없이 반복되는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길이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옥연(왕십리 이모네 곱창) : “빠져나갈 굴레를 벗어날 그게 안되요. 내가 아무리 삶의 전환점을 갖고 싶어서 노력을 한다고 해도 내 힘으로는 역부족인거에요.” 그런 김 씨에게 도움을 준 것은 역시 삶의 의지를 믿고 돈을 빌려 준 사회연대은행. 천 오백 만원이란 대출금은 김 씨에게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아주었습니다. <인터뷰>김옥연 : “나는 이렇게 까지 밖에 못사나. 빈곤이 점점 빈곤으로 밖에 안 되잖아요. 지금은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이 된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고 일종의 자신감도 생겼지만.. 포장마차라도 나가서 할 수 있겠다.” 오늘은 사회연대은행에서 정기적으로 사업을 점검하러 나오는 날입니다. <인터뷰>김옥연 : “(뭐 수도나 이런 공과금으로 해서 월로 60만원 정도 나갑니까?) 6만원 정도죠. 60만원이 아니라. 아.. 수도 전기 이런 거요? 소자본의 창업일수록 경기 변동에 흔들리기 쉽고 경험이 없는 이들이 많다보니 창업 이후에의 사후 관리는 더욱 중요합니다. <인터뷰>김종진(사회연대은행 사업지원팀) : “전문적인 점포 경영에 대한 부분이나 매출 활성화 전략에 대한 부분이나 그런 점포 마케팅에 대한 부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민들에게 이렇게 담보 없이 소액 대출을 해주는 이른바 마이크로 크레딧이 국내에 정착한 지도 햇수로 4년이 넘었습니다. 그 동안 사회연대은행과 신나는 조합에서 대출을 받은 이들은 모두 8백여 명, 전국에 창업지원을 받은 업체들이 3백 곳 가까이 생겨났습니다. 이 곳에서 돈을 빌려줄 때 내리는 판단은 가난을 극복하려는 굳건한 의집니다. <인터뷰>이민재(사회연대은행 사업지원팀) : “진짜 사업에 대해서 진짜 준비를 많이 하셨는지, 현실성 있는 사업인지 다시 한번 저희가 실사 차원에서 확인을 합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의 대출 상환율이 90%가 넘는다는 겁니다. 철저한 창업 교육과 사후 관리가 비결이라지만 자신이 먼저 갚아나가야 다른 어려운 사람들도 도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도 내면에 깔려 있습니다. <인터뷰>김익수(파란광고 대표) : “힘들 때 고맙게 무슨 뭐 대출해 주신 것만 해도 고마운데 최대한 빨리 갚아야죠.” 그렇지만 아무리 해도 사업이 어려울 경우엔 연대은행 측에서 스스로 파산을 신청해주기도 합니다. 개인 파산을 선고할 경우 대출금 회수는 불가능해지지만 돈이 아니라 희망을 빌려주는 곳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뷰>이민재(사회연대은행 사업지원팀장) : “결국에는 열심히 했는데도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할 수 없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다시 한 번 재기를 하시려면. 이제 신용회복을 하면 또 다른 나중에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나 어렵사리 자활에 성공해도 이들에게 일반 은행의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청소용역 업체를 창업해 아파트 입주 청소와 관공서 청소 등을 도맡아 하는 김경희 씨. 베란다부터 욕실까지 하루 종일 집안 곳곳의 묵은 때를 벗겨내면 낡은 집도 새 집으로 변신합니다. <인터뷰>김경희(깔끄미 대표) : “처음 하시는 분들은 예를 들어서 유리창을 닦잖아요. 닦으면 이걸로 딱 물기를 빼거든. 우리는 이렇게 한번에 되잖아. 처음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나가 가지고 안돼. 얼룩얼룩 지니까.” 김경희 씨는 4년 전 사회연대은행의 도움을 받아 창업한 뒤 3년 동안 빌린 돈을 모두 갚고 사업에도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도권 은행에서는 돈을 빌릴 수가 없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거래 실적은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경희(깔끄미 대표) : “잘 갚고 했던 사람들은 2차적으로 대출해주면 그걸로 기계도 사고. 더 확장하고 싶은 사람들 확장하고. 이러면 좋겠는데... 아직까지는... 우리같은 개인 업체도 많이 생기면 좋잖아요.더불어 여러 사람들 먹고 살 수 있는 거니까.” 지난해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과 유누스 총재가 노벨 평화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마이크로 크레딧. 국내 마이크로 크레딧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개인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토대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른바 금융 소외자는 720만 명, 도움을 원하는 이들은 많은데 비해 재원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인터뷰>이종수(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 : “그게 우리 마이크로크레딧의 한계에요. 저희가 그래서 금융 연계방안, 다시 말하면 마이크로 크레딧과 금융 기관 간의 어떤 연계 고리가 있어야 된다는 걸 주장을 하고 있는데...” 국내 마이크로 크레딧이 정부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이젠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옵니다. <인터뷰>노대명(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 “휴면 예금을 금융 소외계층의 경제적인 자활 자립을 위해서 마이크로 크레딧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이크로 크레딧이 그런 휴면예금을 통해서 일정 규모의 창업 자금을 모색하고 다양한 형태로 빈곤층이나 실직 계층의 자립을 지원한다면 굉장히 유용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도 민간에서 싹틔워 올린 마이크로 크레딧을 법제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심상정(민주노동당 의원) : “서민개발기금 조성은 우선 정부가 직접적으로 출현하는 기금, 그리고 공적 자금의 수혜를 받았던 은행들이 기부금을 내도록 하는 것. 그 다음에 기업의 기부금 이렇게 구성할 수 있다고 보고요.” 마이크로 크레딧은 이제 마이크로 인슈어런스, 즉 서민을 위한 보험으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종수(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 :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보험을 들어주려고 노력을 해왔는데 보험회사에서는 그거를 수익성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배제를 시키더라구요. 가난한 사람은 보험을 들 수 있는 권리조차 없다는 거죠.” 무담보로 소액 대출을 받아 창업한 가게들은 모두 무지개 가게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비온 뒤 떠오르는 무지개처럼 고난을 딛고 희망을 빛내자는 의밉니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무지개처럼 떠오르기 위해 우리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은 이제 새로운 도약 단계에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