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박쥐, 날긴 해도 ‘레이더’ 능력 없었다” _도박 에세이_krvip

“초기 박쥐, 날긴 해도 ‘레이더’ 능력 없었다” _엮는_krvip

5천200만년 전의 초기 박쥐는 날 수는 있었지만 오늘날 박쥐들이 가진 반향정위(反響定位)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비행이 먼저냐, 반향정위가 먼저냐'를 둘러싼 학계의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캐나다와 미국 학자들은 지난 2003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발견된 중간 크기의 고대 박쥐 오니코닉테리스 피네이(Onychonycteris finneyi)가 완전히 발달된 날개를 갖고 있어 날 수 있었음은 분명하지만 두개골과 인후 부위를 분석한 결과 반향정위 기능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반향정위는 초음파를 발사한 뒤 그 반향을 포착해 물체의 거리와 방향, 크기 등을 감지하는 능력으로 박쥐나 고래 등 많은 포유류 동물들이 길찾기와 먹이 사냥 등에 이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박쥐의 펼친 양날개 길이가 30㎝이며 날개 폭이 넓고 길이는 짧아 후기 박쥐들만큼 빨리 날지는 못했지만 날개짓과 활공을 번갈아 하면서 날아다니고 곤충을 잡아 먹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쥐는 지구상에서 설치류 다음으로 흔한 포유동물로 모든 포유류 종의 5분의1을 차지하며 오늘날 1천종 이상이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는데 모두가 반향정위 능력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 동물은 박쥐가 틀림없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어느 박쥐와도 다르다. 여러 면에서 이것은 현대의 박쥐와 날지 못하는 조상의 중간 고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박쥐가 어떤 종류의 포유류로부터 진화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마도 나무늘보처럼 나무 위에 살던 식충동물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쥐는 6천500만년 전 멸종한 익룡 및 새와 더불어 비행 능력을 가진 단 세 종류의 등뼈 동물 가운데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