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지 비 바람에 ‘풍전등화’_미국의 스포츠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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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와 모래주머니로 눌러 놓는다고 천막이 안 날아갈까요. 이미 군데군데 틈으로 빗물이 매몰지로 스며들고 있어 걱정입니다.." 27일 26㎜(오후 5시 현재)의 비가 내린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의 도로 옆. 초록색 천막과 회색 가스배출관을 보고 구제역 매몰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푯말에는 가로 30m, 세로 5m 크기의 이 매몰지로 지난해 12월31일 젖소를 살처분해 묻은 곳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이날 비 바람이 예보된 상태에서 포천시 직원들은 서둘러 방수천막으로 매몰지를 덮고 바람에 날라가지 않게 돌멩이와 모래주머니로 고정시켜 놓았다. 하지만 천막 위로는 이미 빗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또 방수 천막이 바람에 날려 매몰지 일부가 드러나면서 빗물이 매몰지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매몰지를 살펴보러 나왔다는 농장주 김모(51)씨는 "천막이 바람에 날아가도 연락할 곳이 없어 빗물이 매몰지로 스며드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제역사후관리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되고 매몰지 관리 실명제가 실시됐지만 이곳 푯말에는 담당공무원 연락처가 적혀 있지 않았다. 김씨는 이곳에 젖소 500마리를 살처분해 묻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변에 침출수나 핏물이 흐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으로부터 200여m 떨어진 매몰지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한우를 살처분해서 묻었다는 푯말만 덩그러니 있을 뿐 방수천막이 아예 없어 빗물이 그대로 매몰지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푯말에는 역시 담당 공무원과 연락처가 기재돼 있지 않아 방수천막이 없다는 사실을 알릴 방도조차 없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 25일부터 방수천막 작업을 시작했는데 누락된 곳이 발생한 것 같다"며 "실명제 표기와 함께 빠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구제역 홍역을 앓고 있는 경기북부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부는 용출수를 막기 위해 매몰지 둘레에 쌓은 둔덕이 빗물을 가둬 오히려 땅 속 유입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배수로가 없는 탓이다. 고양시는 방수비닐을 씌웠지만 일부 매몰지에서 비닐 사이에 빗물이 고여 있는 것을 순찰하던 직원들이 발견하고 급히 물을 빼내기도 했다. 양주시의 경우 매몰지 242곳 중 30여곳에 대한 방수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날 직원들이 비를 맞으며 황급히 비닐을 덮는 모습도 목격됐다. 각 지자체의 매몰지 사후관리팀은 이날 강한 바람을 동반한 강우로 동분서주했지만 빗물이 매몰지로 스며드는 것을 전부 막아내지는 못했다. 본격적인 해빙기, 언 땅이 녹아 틈이 생기고 한 두차례 비가 더 내리면 매몰지가 유실되거나 붕괴되는 사태를 피해나갈 수 있을지 매몰지 현장은 걱정스러웠다. 파주시는 매몰지 전체를 한장으로 된 방수포를 덮었고 포천시는 매몰지 둘레에 둔덕을 없애고, 배수로가 빗물에 쓸려 무너지지 않도록 플라스틱 등으로 보강하기로 하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경기북부지역 매몰지는 총 1천100곳으로, 이중 하천변이나 경사면에 있는 128곳은 중점관리 대상을 지정했으며, 이날 오후 4시 현재 유실과 침출수 유출 등 우려할만한 피해가 신고된 곳은 없었다. 경기북부지역에는 이날 양주 28㎜, 포천.고양 26㎜, 파주 문산 24㎜ 등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에는 최대 풍속 8.1m/s의 비교적 강한 바람이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