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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 중단에 난방비 부담 가중...보일러 교체 등 '비상' 구제역 발생으로 타격을 입은 인천과 김포.강화 지역의 농.축산업계가 기름 값 인상까지 겹치면서 2중고를 겪고 있다. 구제역으로 인해 소와 돼지를 살처분하고 유통도 중단된 데다 겨울철 비닐하우스나 축사를 운영하면서 가뜩이나 난방비가 많이 드는데 이번 겨울 유난히 강추위가 잦고, 기름 값이 잇따라 오르면서 농.축산업계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포시 고촌읍에서 저온성 서양난을 재배하는 조성춘(46) 씨는 4일 "기름 값이 인상되면서 비닐하우스 난방 온도를 섭씨 18도에서 15도로 3도 낮췄다"면서 "온도를 낮춰 기르면 개화가 늦어져 타격이 있지만 당장 기름 값 부담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 "아직 운송비는 오르지 않았지만 기름 값 영향으로 이마저 인상되면 타격이 정말 클 것"이라며 걱정했다. 고육지책으로 원래 쓰던 기름보일러를 다른 종류의 보일러로 교체해 사용하는 농가도 있다. 고촌읍에서 고온성 난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고온성 난은 하우스 온도를 25도 정도로 유지해줘야 하기때문에 저온성 난보다 난방비가 많이 든다"면서 "기름 값이 계속 오를 것 같아 기름보일러를 빼고 나무보일러를 들여놨다"라고 밝혔다. 김포시 통진읍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조기창(57) 씨는 "겨울에는 비닐하우스 위에 쌓인 눈을 녹이기 위해 난방을 더 많이 해줘야 한다"면서 "이번 겨울 눈이 많이 온다는데 기름 값이 계속 오른다면 큰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최근 구제역 발생으로 큰 피해를 본 이 지역 축산 농가는 기름 값까지 인상되면서 소와 돼지 사육대책 마련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김포시 월곶면에서 돼지 7천 마리를 기르는 윤명준(60) 씨는 "우리집 돼지는 다행히 구제역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피해가 없는 대로 걱정"이라며 "구제역 발생지의 돼지라 계속 출하를 못하고 있는데 기름값까지 오르니까 난방비가 더 들고 있다"라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윤씨는 "구제역 피해를 당한 주변 농가를 바라보는 것도 힘든 데다 우리 농가는 구제역 예방 작업에 난방비 부담까지 겹쳐 아주 죽을 맛"이라고 덧붙였다. 강화군 양도면에서 병아리와 닭 5만 마리를 기르는 조모씨는 "병아리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난방 온도를 35도에 맞춰야 한다"면서 "기름 값이 올랐다고 온도를 낮출 수도 없고..겨울에 꼭 닭을 키워야 하는 건지 회의가 든다"라고 밝혔다. 강화군 하점면에서 닭 12만 마리를 기르는 안창회(56) 씨도 "1마리당 기름 값으로 90원 정도 들었는데 이번 겨울 기름 값 인상으로 120원까지 들게 됐다"면서 "닭 출하 가격은 고정돼 있는데 난방비는 오르니까 남는 게 없다"면서 울상을 지었다. 한편 농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보일러 등유의 ℓ당 가격은 인천지역 기준 3일 현재 1천189원으로 2개월 사이 8.2% 인상됐다. 김포시 관계자는 "구제역 때문에 농가 분위기가 침울한 데다 강추위에 기름 값까지 올라 농민들이 2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농민들이 난방비를 조금이나마 절감할 수 있도록 비닐하우스용 보온커튼 등 보온 제품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