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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말 처가에 들렀다 승용차 편으로 귀경길에 오른 A(37)씨 가족은 경기도 양평에서 도로 옆 축대벽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A씨 아내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두 딸도 끝내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졸음 운전을 했다'는 A씨의 말을 믿고 단순 사고로 처리했다. 하지만 두 달 정도 입원했던 A씨가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과정에서 보험금을 처리하던 보험회사가 석연찮은 대목을 발견했다. A씨는 부인이 사망하면 모두 11억여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고 나기 불과 10일 전과 7일 전 두 종류의 거액 생명보험을 들어뒀던 것이다. 의문점을 포착한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서 지난해 6월18일 경기도 수원의 내연녀 집에 머물러 있던 A씨를 체포했다. 불륜관계를 지속해 온 A씨는 처가에 들렀던 사고 전날에도 부인에게 'PC방에 가겠다'고 둘러대고는 내연녀를 만나고 온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이미 옛 집안살림을 모두 처분하고 가족앨범까지 내다버린 상태였다. 조사를 받던 A씨가 '사고 전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꾸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거짓말탐지기 조사로 진술이 거짓이라는 결과를 확보했다. A씨가 끝내 혐의를 부인해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가 난항에 빠지기도 했지만 도로교통공단 등 5개 기관으로부터 '자연스런 사고로 볼 수 없다'는 감정을 얻어냈다. 도로교통공단 등은 사고 차량의 운전대 각도를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자동차가 축대 벽을 들이받았을 때의 상황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부인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 등 부부 사이가 파탄 직전이었고 체포 당시에는 내연녀 자식의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닐 정도로 A씨 신변은 정상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입을 굳게 다문 A씨의 진실은 검찰과 법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사고 발생 1년6개월 만인 지난달 말 살인과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기소의견으로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황상 범죄사실에 확신이 가도 적법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섣불리 결론을 내리면 안 되기 때문에 수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