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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구 문명의 발상지이자 인류 최초로 민주 정치를 꽃피운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서 그 어느 민족보다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랑스런 역사를 보여주는 그리스의 문화 유물들 가운데 상당수가 주변 강대국들에 의해 약탈된 상탠데요. 그리스인들은 대표적인 유물인 파르테논 신전을 시작으로 협상과 소송 등을 통한 대대적인 유물 반환 작업에 나섰습니다. 박장범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중심에 우뚝 선 파르테논 신전.. 고대 서양문명의 발상지, 그리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세계 문화유산입니다. 2천 5백여 년 전에 세워진 이 신전을 보기위해,, 한 해 평균 천만 명 이상이 아크로폴리스를 오릅니다. 지난 2004년 올림픽을 계기로 그리스 정부는 파르테논 신전을 되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복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신전을 떠받치는 기둥 사이로 복원 공사를 위한 철제 빔이 설치됐고, 대형 기중기가 대리석들을 조심스레 옮기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의 출입이 통제되는 파르테논 신전 내부로 들어가봤습니다. 그리스 각지에서 뽑힌 최고의 장인 230여 명이 선조들이 남긴 찬란한 유적을 되살리기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고급 대리석 900여 톤이 파르테논의 새로운 일부가 되기 위해 아테네로 실려 왔습니다. 복원의 원칙은 건축 당시의 모습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이고 복원 방식 역시 철저하게 2천 5백년 전 그 방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리스티디스 (복원 기술자): "고전적인 방법이 최고입니다. 대리석 표면을 상하지 않게 작업하기 때문에 고전적 방법이 최고로 입증됐습니다." 올림픽 직전에 1차로 복원이 완성됐던 파르테논 입구 쪽 신전의 장식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이 곳에서 성화를 밝히면서 파르테논 복원의 첫 성과물을 세계에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복원 작업은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오아니두 (파르테논 복원국장): "상당수의 유적은 이 곳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유적들이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있기 때문에 모조품을 만들어서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르테논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조각의 55%는 엘진 마블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대영박물관에 전시돼있습니다. 그리스가 터키 지배하에 있던 지난 19세기 초 터기주재 영국 대사였던 엘진 경이 1801년부터 6년 동안 파르테논의 핵심 유물 대부분을 영국으로 가져간 것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조각들이 뜯겨나간 파르테논의 모습은 충격이었고, 그후 엘진의 이름을 딴 엘지니즘은 문화적 약탈행위를 지칭하는 용어가 됐습니다. 선조들의 혼과 얼이 담긴 유물을 남의 나라 박물관에 둔채로 모조품을 만들어야 하는 그리스 인들은 꾸준히 유물의 반환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같은 그리스 인들의 유물 반환 의지가 집약된 곳이 바로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신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해외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유물들을 한 곳에 모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대규모 박물관을 짓고 있습니다. <인터뷰> 판테르말리스 (신 아크로폴리스박물관장): "바로 이 곳이 파르테논이 서있는 장소이고 바로 이 곳이야말로 지금은 영국에 있는 유물들이 어디에 있었야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새롭게 건설되는 박물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언덕위의 실제 파르테논을 볼 수 있도록 사방 벽면을 통째로 유리로 만들 계획입니다. <인터뷰> 알키스티스 (그리스 고고학자): "고전 예술을 상징하는 최상급 유물이고 민주와 자유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상징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그리스의 유물 반환 요구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파르테논 신전을 본따서 만들게 될 이 곳 전시실의 한 공간을 비워놓기로 했습니다. 영국에있는 유물을 언젠가는 돌려받아 반드시 이 곳에서 전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황금이나 루비 같은 보석으로 채워졌던 동상의 눈알은 모두 빠져있습니다. 고대인의 화려한 삶을 그린 벽화도 성한 것을 찾기 힘듭니다. 머리와 팔, 다리,, 신체 일부가 처참하게 잘려나간 동상들. 수천 년 동안 이민족의 지배를 받아온 수난의 역사가 유물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베어있습니다. 세계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유물들을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맞춰봤습니다. 비로소 고대인들의 예술 혼이 담긴 인류의 유산은 과거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유물을 파괴한 채 조각내 보유하고 있는 인간의 욕심과 광기가 얼마나 무모한 지 보여줍니다. 약탈되거나 도굴된 유물은 원래 자리로 되돌려져야 한다는 유네스코 협약 이후 유물 반환은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처치 (관광객): "이 곳 유물은 그리스인들의 문화 자산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자신들의 유산을 되돌려 받을 권리가 있다." <인터뷰> 클라라 (관광객): "모든 유물은 원래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흩어진 유적은 한데 모여야 하고 그래야 후손들이 최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올해 초 독일 하이델베르코 대학은 그리스 정부의 끈길진 요구끝에 파르테논 조각 일부를 반환하기로 했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2천 5백년 전 그리스 항아리를 이탈리아로 되돌려주기로 결정합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정부는 도굴품으로 확인된 자국 유물을 사들인 미국 게티미술관 담당자를 기소했고, 사태 확산을 우려한 게티미술관은 문제가 된 작품 3점을 반환합니다. 바야흐로 예술품 귀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징후입니다. 전쟁과 약탈, 도굴에 의해 뿔뿔히 흩어졌던 유물들이 고향을 찾아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유럽 강국과 미국 중심의 이른바 박물관 제국주의가 서서히 그 종말을 맞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영국, 프랑스 등 약탈 문화재 강국들을 향해 이미 가지고 있는 유물에 대한 소유권은 인정할 테니, 유물을 장기 임대해 달라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혹 유물을 되돌려 받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가치의 다른 유물을 빌려주겠다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인터뷰>엘레나 코르카 (그리스 문화부 국장): "유물의 소유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유적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중요한 이슈다." 오늘도 그리스 어린이들은 수천년 전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크로폴리스를 오릅니다. 인류 최초로 민주 정치를 꽃피운 선조들의 혼이 이 곳에 베어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오차키 (그리스 선생님): "우리의 유산이다. 그래서 늘 이곳으로 아이들을 데려온다. 이들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유물은 반드시 이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 민족의 정서와 혼, 역사가 담긴 문화재를 강탈해 소유하는 것은 그 민족 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에 대한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수십만 점의 찬란한 문화재를 일본과 서구 열강 등에 빼앗긴 우리 역시 유물 반환을 위한 국제 연대의 주춧돌을 놔야합니다. 지난 역사에서 인간의 탐욕과 폭력의 부산물인 약탈 문화재를 원래 있던 그 자리에 되돌려 놓는 일이야 말로 21세기 인류의 양심과 이성 앞에 놓인 새로운 소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