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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예전에는 몰랐던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 아름다운 봄이 찾아온 제주에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한 가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상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 유채꽃밭이 평소와는 다르게 한 달 가까이나 일찍 파쇄됐기 때문입니다.

이유인즉슨,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38번째를 맞는 제주 유채꽃 축제를 취소하고 상춘객들이 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소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주민들과 서귀포시가 협의 끝에 내린 결정은 유채꽃밭을 갈아엎는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오늘(8일) 제주 표선면 가시리 광장에서 트랙터가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다.
가시리 주민들 "오죽하면 그랬겠어요"

누구보다 가장 속상한 건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주민들입니다.

녹산로와 가시리 광장의 유채꽃밭을 조성하기 위해 파종 등 1년 가까이 공을 들였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유채꽃 축제로 발생하는 마을 수입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시리 주민들은 뜻하지 않았던 코로나19로 애써 키운 꽃들을 없앨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윤수 가시리 이장은 "마을로서는 굉장히 서운하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이 이렇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정부 시책이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정 이장은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하겠느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늘(8일) 제주 녹산로에 핀 유채꽃을 트랙터가 파쇄하고 있다.
상춘객들 "안타깝고 서운하지만 이해해야죠"

주민들 못지않게 속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채꽃과 벚꽃이 동시에 피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된 녹산로와 노란 물결의 장관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가시리 광장의 유채꽃밭을 보기 위해 멀리서 찾아온 상춘객들입니다.

이날도 유채꽃밭을 갈아엎는다는 소식을 모르고 찾아온 상춘객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상춘객들은 주민들이 트랙터를 동원해 유채꽃밭을 갈아엎는 모습을 보고,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지만 이해한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부 상춘객들은 혹여나 놓칠까 봐 남아있는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온 이 모 씨는 "뉴스로는 접했지만, 오늘 갈아엎는지는 몰랐다"며, "날씨도 화창하고 너무 좋은데, 예쁜 유채꽃이 없으니까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안산에서 온 김 모 씨 역시 "일이 있어서 제주에 왔다가 녹산로가 유명하다고 해서 잠시 들렀다"며, "그냥 경관도 예쁘지만, 유채꽃이 있었으면 더 예뻤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노란 물결이 장관을 이룬 가시리 광장 유채꽃밭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갈아엎을 수밖에 없는 주민들과 멀리서 찾아왔지만 완전한 모습의 유채꽃밭을 보지 못한 상춘객들.

서로 다른 입장이지만 바라는 점은 같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것입니다.

정윤수 가시리 이장은 "코로나19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내년에는 더욱더 아름다운 유채꽃밭을 조성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안산에서 온 이 모 씨 역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제주 녹산로와 가시리 광장 유채꽃밭은 내년을 기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꽃 구경의 낭만마저 앗아가 버린 코로나19.

내년에는 더욱더 아름다운 제주 가시리의 유채꽃과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상춘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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