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기업 내부비리 끝내 공개한 ‘인터넷의 힘’ _제로 더빙에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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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무역회사가 내부 기밀보고서의 언론 보도를 막으려 했으나 이 보고서가 내부고발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인터넷 소통의 위력을 실감하게 해줬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다국적 무역회사 트라피구라(Trafigura)는 자사 기밀보고서 사본이 영국 일간지 가디언 기자의 손에 들어가자 이를 보도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영국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영국 법원은 지난달 11일 가디언이 입수한 보고서의 비밀이 지켜져야 한다며 보도를 금지하는 동시에 가디언이 법원의 명령에 대해서도 보도하지 못하도록 해 이중으로 입을 막았다. 이 보고서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대량의 유독폐기물을 무단투기한 사건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낸 트라피구라가 폐기물 투기가 초래할 결과를 사전 분석한 보고서로 공개될 경우 적지않은 파장을 초래할 수 있었다. 트라피구라는 2006년 코트디부아르의 한 업체에 저급 휘발유 처리에서 생성된 폐기물 처리를 맡겼는데 이 업체가 코트디부아르 최대 도시 아비장 주변에 폐기물 400t을 무단투기해 8명이 숨지고 8만5천명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에 트라피구라는 이듬해 코트디부아르 정부에 2억2천500만달러를 내고 지난달에는 집단소송을 제기한 코트디부아르 주민 3만명에게 1인당 1천500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란스피구라가 폐기물 투기의 예상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사전에 만들었다는 사실이 보도될 경우 폐기물 투기의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트란스피구라의 기존 주장이 한꺼번에 뒤집힐 수 있었다. 영국 법원이 가디언의 입을 막아 트란스피구라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법원이 보도 금지령을 내린지 사흘 만에 문제의 보고서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주에는 영국 의회의 한 의원이 질의에서 이 보고서를 언급했으며 정부 웹사이트에서 이 질의를 확인한 네티즌들이 트위터나 '사이드위키(Sidewiki)' 등 인터넷을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문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가디언의 입을 막는 데 성공한 트라피구라는 네티즌들의 공세에 내몰려 결국 문제의 보고서를 공개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 편집인인 앨런 루스브리저는 칼럼에서 "트위터스피어는 침묵을 돈으로 사려는 구식의 방법을 한꺼번에 날려버렸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