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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절한 뉴스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소식입니다.

지금 보시는 이 사람 일본 제125대 왕 아키히토입니다.

오늘 새벽 0시를 기해 장남 나루히토에게 왕위를 물려줬습니다.

일본은 왕이 바뀔 때마다 연호를 써서 새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데요.

평화를 뜻하는 '헤이세이' 시대가 가고, 오늘부터는 새 왕의 연호인 아름다운 조화란 뜻의, 바로 '레이와' 시대가 시작됩니다.

왕의 퇴위와 즉위라는 국가적 행사를 치르는 일본 사회는 한창 들뜬 분위기인데요.

우리가 이 소식에 관심을 갖는 건, 일왕의 교체가 앞으로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 때문입니다.

지난 30년간 재위해 온 아키히토 일왕은 태평양 전쟁을 승인한 히로히토 일왕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그는 1989년 왕위에 오른 이래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과 사죄, 평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수차례 발표했습니다.

1995년,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공식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아키히토의 영향이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지난해 광복절날 발언도 맥을 같이했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아키히토/일왕/2018년 8월 15일 : "깊은 반성과 함께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밖으론 중국과 필리핀 등 전쟁 피해국을 돌며 사죄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직접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한일 월드컵을 목전에 둔 2001년 12월 기자회견,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조상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일본 역사책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다", 이런 답변을 하기도 했고요.

때문에 역사 인식면에서는 아베 총리와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 아베 정권은 과거 침략의 역사가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어떻게든 그 멍에를 벗어 던지려 하죠.

최대 목표는 패전 후 연합국 점령하에 만들어진 평화헌법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 즉 개헌이고요.

아키히토 일왕은 이런 아베 총리를 꾸준히 견제해 왔고, 어제 퇴위식에서 남긴 마지막 메시지 역시 평화였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아키히토/일왕 : "새로운 '레이와' 시대가 평화롭게 결실을 맺기를 왕비와 함께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렇게 일왕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겐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지만 일본인에게 왕은 무척 각별합니다.

정치적 실권은 없어도 여전히 절대적 권위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989년 당시 히로히토 일왕이 사망했을 당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당시 일본은 나라 전체가 거대한 상가로 변했었죠.

티비 광고는 물론, 노래와 드라마 방송을 전면중단했고요.

유명 아이돌 그룹, 히카루 겐지 콘서트까지 취소돼 소녀팬들이 울며 돌아서야 했습니다.

이런 일본의 새 왕위에 오르는 나루히토 왕세자 그에겐 '처음'이란 수식어가 여럿 붙습니다.

1960년생으로 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 세대 첫 국왕입니다.

영국에서 공부한 유학파이자 보모가 아닌 부모가 직접 양육한 첫 왕이기도 합니다.

하버드대 출신 외교관 마사코 왕세자비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죠.

2014년 한 기자회견에선 "일본은 전후 헌법을 기초로 평화와 번영을 향유하고 있다"며 "헌법을 지키는 입장에 서서 일에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부친과 같은 평화주의적 관점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친의 연호 헤이세이(平成)엔 평화의 '평(平)'자가, 자신의 연호 레이와(令和)에는 평화의 '화(和)'가 들어있습니다.

일본에서 왕은 정치적 실권이 없다고는 합니다만 나루히토 새 일왕의 취임이 향후 한·일관계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거는 기대가 적지 않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