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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가열되는 의료 상업화의 여파로 의사사회가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현직 의사가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허대석 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 '사회 속의 의료'에 '사회변화가 가져온 임상 윤리 문제들-의료의 서비스 산업화'란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정부가 의료법인이 영리 자회사를 설립해 각종 영리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로 하는 등 의료의 영리화와 산업화에 기름을 부으면서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허 교수는 이 글에서 병원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 의료가 상업화로 치달으면서 '서비스 산업의 근로자'로 변해가는 의사의 모습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묘사했다.

허 교수는 대학병원 내과에 근무하는 의사 A씨의 사례를 들었다.

허 교수에 따르면 A씨는 수개월 전부터 병원 경영팀으로부터 매달 외래환자와 입원환자 진료통계자료를 이메일로 통보받기 시작했다.

자료에는 A씨의 진료실적이 신환(신규 환자), 재진 환자수, 평균 진료대기일수, 진료대기시간, 재원환자 평균 재원일수 등으로 세부적으로 정리돼 있었다.

게다가 며칠 전에는 병원 고객지원팀으로부터 또 다른 자료를 이메일로 받았다.

'고객만족도 조사'란 자료였다. 여기에는 환자들이 A씨를 평가한 결과가 표시돼 있었다. 동료의사들과 비교해 매긴 등수까지 나와 있었다.

A씨는 병원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쟁에서 생존하려는 노력은 이해하지만, 병원의 경영지표를 개선하려는 방향으로 의사의 진료방식을 바꾸려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 느낌에 사로잡혔다고 허 교수는 전했다.

허 교수는 이런 현상은 의료가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하고 의료기관 경영에 시장논리가 작동하면서 본격화했다고 진단했다.

즉, 한국이 빠른 속도로 고도 경제성장을 하면서 거대 민간자본이 투입된 대형병원들이 들어서고, 이들 병원과 기존 병원 간에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면서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새로운 첨단 의료장비들이 무분별하게 많이 도입됐다.

여기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환자를 끌어모으고자 병원들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환자를 환자가 아닌 '고객'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고, 이 과정에서 의사를 포함한 의료종사자들도 병원 수익을 위해 일하는 서비스산업 근로자로 변했다는 것이다.

환자가 의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환자-의사 관계와 환자가 의사에게 많은 요구를 하고 불만을 표시하는 고객-서비스 종사자 관계가 뒤섞인 상황에서 의사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큰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허 교수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