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사건은 ‘불법 촬영’ 성폭력 사건”…어떻게 처리?_나타나지 않고 돈을 벌다_krvip

“정준영 사건은 ‘불법 촬영’ 성폭력 사건”…어떻게 처리?_그 남자는 포커로 수백만 달러를 땄다_krvip

[앵커]

지금 보신 연예인 정준영 씨 사건은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혜화역 집회를 떠올리게 합니다.

불법 촬영 문제는 마치 음주운전과 양상이 비슷하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좀 더 깊게 짚어보겠습니다.

윤 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클럽 버닝썬 사태에서 승리의 성접대 의혹, 여기에다가 정 씨의 불법 촬영물 유포, 사건의 폭발성이 점점 커지고 있죠?

[기자]

이 사건은 클럽 버닝썬에서 불거지고 있는 여러 불법 의혹들과는 완전히 다른 범주의 문제입니다.

연예인의 가십성 사건의 수준을 넘어서, 불법 촬영물 문제, 그러니까 성폭력 사건으로 봐야 합니다.

[앵커]

그래서 지금 이 사건이 '혜화역 집회'를 떠올리게 하는 거잖아요.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이 사건도 그 연장선상인데 그런 불법 촬영 사례나 범죄가 계속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먼저 이 사건이 발생한 시기는 혜화역 집회 이전인 2015~16년이긴 합니다.

통계를 한 번 보실까요?

불법 촬영 범죄 건수가 2008년 500여 건이었는데, 2017년에는 6,600여 건으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최근엔 단속도 강화됐고 자정의 움직임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이런 잘못된 문화가 여전하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저렇게 문제는 커지고 있는데 반대로 이런 사건에 대해서 좀 관대했던 것 아니냐, 이를테면 정준영 씨가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방송을 중단했고 그런데 금세 복귀를 했었잖아요.

[기자]

그렇죠.

그래서 당시에 사회의 용서를 너무 쉽게 받은 게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에서 보도에서도 당시 부실 수사 정황 나왔었는데요.

당시 정 씨는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고요, KBS의 1박 2일에도 3개월 만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도의적 책임도 없는 건 아니잖아요?

피해자는 이후에도 인터넷 등에서 온갖 악성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KBS가 정 씨를 바로 복귀시킨 건 일종의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 비슷한 사건이 벌어진 것도 당시에 그런 느슨한 분위기가 일조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네, 결과론이긴 하지만 KBS에 대한 이런 지적이나 비판은 좀 깊게 생각할 지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 범행을 밝히고 처벌을 해야겠지만, 그것만으로 될 지 좀 더 깊고 큰 문제가 깔려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기자]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정 씨 등이 여성을 물건 취급하고 희화화했다 이런 지적을 했고요.

그래서 철저히 수사해서 엄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처벌만이 능사가 아닌데요.

보통 불법 촬영 범죄를 음주운전과 양상이 비슷하다, 이런 말을 합니다.

모두가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알면서도 별다른 경각심 없이 범행을 저지르고 있고요.

또, 반복적으로 범행한다는 점이 있는데요.

적발해서 조사해 보면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을 반복적으로 불법 촬영한 경향이 나타납니다.

[앵커]

별다른 경각심이 없다, 또 반복적으로 한다는 점이 음주운전과 비슷하다는 건데 설득력이 있어 보이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성폭력 사건을 주로 다루는 법조인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최근에는 중학생들이 이런 불법 촬영 문제로 많이 적발이 되는데요,

보호자들이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합니다.

"사춘기 시절에 한 번쯤은 그럴 수 있어."

타인의 목숨을 잃게 할 수 있는 심각한 범죄 행위인데도, 단순히 잘못된 놀이나 단순한 일탈 행위 정도로만 치부하는 이런 잘못된 성 의식이 뿌리 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타인을 인격체로 대하고 존중하는 건 법적 책임과 도덕의 문제라는 걸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꼭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남녀 성 대결 구도로 보는 그런 시선이나 시각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가해자'인 '남성' 대 '피해자'인 '여성'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남녀를 떠나서, 사람을 성적 도구로 바라보는 잘못된 성 의식과 성 문화가 문제인 것이고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내 가족 중 일부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모두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