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때문에”…마약 중독자 안 받는 치료보호 지정병원_추악한 변신을 기대해_krvip

“재정난 때문에”…마약 중독자 안 받는 치료보호 지정병원_이미지.잘생긴 남자.포커 플레이_krvip

[앵커]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 이제 옛말이 돼 버렸죠.

지난해 마약류 사범이 만 8천여 명까지 늘었습니다. ​

마약 중독은 처벌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가 중요한데, 치료 대상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건지, 서병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 한복판 병원이 문을 닫았습니다.

2015년부터 마약중독 치료보호 지정병원으로 운영돼 오다가, 3년 전 지자체에 지정 해제를 요청했습니다.

정부에서 받지 못한 치료비가 5억 원까지 불어났기 때문입니다.

[조성남/전 강남 을지병원장 : "환자를 치료하다보면 예산이 다 떨어져서 그 다음부터는 외상으로 치료를 할 수밖에 없죠. 미수금이 자꾸 쌓이다 보니까 재단에서도 부담이 되고..."]

다른 병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마약중독 치료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마약 관련해서는 진료를 안 보고 있어요. 여건상 과장님들께서 진료를 힘들어하셔가지고..."]

마약 중독자를 위한 치료보호 지정 병원은 전국에 21곳.

진료를 거부하거나 장기 대기해야 하는 곳을 제외하면, 당장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3곳에 불과합니다.

치료 과정이 다른 중독 치료보다 힘든데다 한해 정부 예산이 2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김영호/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적어도 1년에 2백 명 정도 되는 마약류 문제를 가지신 분들이 병원에서 입원이나 외래 치료를 제대로 받으려고 하면 현재보다는 10배 이상 정도 되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1만 8천여 명까지 늘었지만 치료 보호 대상자는 2백 명 안팎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최종윤/국회 보건복지위원 : "(마약 중독자는) 처벌만 중요한 게 아니라 재활을 통해서 사회에 복원을 해주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가 제대로 안돼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을 4억 원으로 늘렸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20억 원가량이 투입돼야 치료가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 김보현/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이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