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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셋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세계의 이목이 베이징에 집중됐던 지난 8일, 러시아와 그루지야간의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유럽연합 의장국을 맡고 있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중재로 엿새 만에 양국 간 휴전 협정이 맺어지면서 군사적 충돌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형국입니다. 미국 등 서방이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뒤늦게나마 본격 개입하면서 신 냉전체제의 도래가 우려되는 등 후폭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여기서 그루지야에 급파된 박성래 순회특파원을 위성으로 연결해서 자세한 현지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박 특파원!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까지 매우 어렵게 들어갔다면서요? 현지 상황이 어떻습니까? <리포트> 네, 터키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불과 세 시간 거린데요, 꼬박 이틀 밤낮을 달려서 도착했습니다. 먼저 저희가 취재한 내용을 보시겠습니다. 그루지야 서쪽 흑해 연안의 세나기, 휴전 선언이 있던 지난 화요일에도 러시아 군의 공격이 계속됐습니다. 러시아 군이 떨어뜨린 폭탄 때문에 곳곳에 커다란 구덩이들이 생겼습니다. 철도역에 떨어져 8명의 목숨을 잃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고 가로수는 허리부분이 통째로 부러졌습니다. 러시아 군용기가 총알세례를 퍼부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녹취> 할머니 : "폭탄이 떨어졌어요. 저 밖에 한 번 나가서 보세요." 근처 다른 집에도 폭탄이 떨어져 집과 은행 극장 같은 민간 시설들이 피해를 입고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녹취> 타마라 : "열 명이 죽었습니다.(폭탄투하와 군용기 사격 때문인가요?) 그렇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세베다(베란다의 여인) : "저쪽 왼쪽은 폭 탄 3개가 떨어졌고 여기 앞에는 폭탄 하나가 떨어졌어요" 항구도시 포티에도 낙하산을 이용한 러시아 폭탄이 떨어져 7명이 숨졌습니다. 폭탄 파편을 맞은 트럭은 형편없이 망가졌고 조수석에 있던 사람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람들이 죽은 장소에는 그루지야 전통에 따라 빵 한 덩이와 포도주 한 잔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입니다. 부두 건물들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가구가 실려 있던 컨테이너에도 커다란 구멍이 뚫렸습니다. 옆에 있던 원유저장시설은 파편에 맞았지만 겨우 참사는 모면했습니다. <녹취> 탈라바제(부두 보안담당자) : "이 부두는 오로지 민간을 위한 시설입니다. 군대도 없고 군대도 없고, 무장도 하지 않은 순수 민간시설입니다." 어른 키보다 큰 폭탄 껍데기는 자동차를 뭉개버렸습니다. 공중에서 가지고 있던 수없이 많은 폭탄들을 흩뿌리고 나서 자동차 위에 떨어진 겁니다. 러시아 함대가 아직도 항구 바깥에 정박하며 힘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인도적인 지원을 명분삼아 물러나 줄 것을 요구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침몰한 그루지야 선박들이 항구 곳곳에 침몰해 있고러시아 함대가 버티고 있어 구호품 수급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외곽으로 조금만 나가면 중무장한 러시아 병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 군 철수가 예상과는 달리 지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던데 전쟁 발발에서 현재까지 전황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습니까? 지금까지 남 오세티야에서 2천여 명, 그루지야에서 3백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난민도 10만 명이 넘습니다. 그루지야와 러시아는 남 오세티야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는데 푸틴 러시아 총리가 올림픽 개막식에 간 사이에 그루지야가 남 오세티야를 선제공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그루지야는 러시아가 가만히 있을 거라고 기대했겠지만 러시아는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틀 만에 그루지야 군을 몰아내고 그루지야로 밀고 내려와 영토의 절반을 장악했습니다. 프랑스가 마련한 휴전안에 그루지야가 서명했지만 러시아는 며칠 동안 그루지야를 더 공격한 뒤에야 그루지야가 충분한 벌을 받았다면서 작전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14일부터 러시아 군이 철수하기로 했지만 아직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그루지야 내 친 러시아 자치공화국을 둘러싼 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는데 이번에 전쟁으로까지 번진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네, 그루지야 내에 있는 남 오세티야와 압하지야라는 자치공화국은 러시아와 친합니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바탕으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경제지원을 강화하고 여권까지 발급해 주는 등 실효적 지배를 착실히 다져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2월 코소보 독립 선언 이후에 분리 독립 움직임이 가속화됐습니다. 안 그래도 그루지야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가입을 추진하면서 나빴던 사이가 더 나빠졌습니다. 그루지야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관문인데다가 카스피해의 석유를 서방으로 보내는 파이프라인이 통과하는 곳이라는 점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그루지야가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런 와중에서 러시아의 방해로 나토 가입이 미뤄지게 되자 그루지야는 올림픽 개막일에 전쟁을 일으켜 세계의 관심을 끌려고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측의 갈등이 커지면서 새로운 냉전체제가 도래하고 있다는 우려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전쟁이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같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평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성격이기 때문에 옛 소련의 붕괴로 무너진 냉전체제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얘깁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대적할만한 나라가 없었지만 러시아가 석유로 벌어들인 외화를 바탕으로 힘을 축적하면서 이라크전 실패 등으로 리더십이 약화된 미국에 맞설만한 나라로 떠올랐다는 겁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그루지야의 휴전 선언과 관계 없이 전쟁을 하고 싶으면 하고 멈추고 싶으면 멈추는, 그야말로 거칠 것 없는 행동을 보여줬습니다. 개입을 망설이던 미국이 뒤늦게 수송기와 군함을 보내기로 하고 러시아의 냉전적 태도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선 것도 이런 판단 때문입니다. <녹취> 라이스(미 국무장관) :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분쟁을 협의해 나갈 겁니다. 그러나 그루지야의 영토보존에 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이 우선됩니다." 서방측은 러시아를 G-8 국가에서 배제시키거나 WTO, OECD 가입 지연 등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군사협력도 배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그루지야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발트 3국이 그루지야와 연대를 다짐했는데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네,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이들 나라들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수도 트빌리시가 함락 위기에 몰렸던 지난 12일 옛 소련 시절 위성국가나 공화국으로서 압박을 받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 국가 지도자들이 대거 트빌리시를 방문해 연대를 다짐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루지야는 어제 옛 소련권 공동체인 독립국가연합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녹취> 사카쉬빌리(그루지야 대통령) : "의회와 논의한 결과, 그루지야는 독립국가연합(CIS)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협정에 서명한 적이 없다고 밝혀 우회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의 표현대로 그루지야 사태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루지야가 무너진다면 다음은 우크라이나, 폴란드, 발트 3국마저도 같은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있었던 공산주의 도미노 현상이 러시아 제국주의라는 형태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금까지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