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김무성-이언주-장제원, 왜?_최대 몫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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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체제에서 비교적 순항해 온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 작업이 어제, 오늘 꿀렁이는 모습입니다.

부산 지역 출마를 희망하는 이언주 의원을 '전략 공천'하는 게 사실이냐, 하는 문제 때문입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통합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부산 지역 의원들과 이언주 의원 등이 날을 바짝 세우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5선' 김형오 위원장의 이 말!

시작은 김형오 위원장의 인터뷰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부산 일간지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에 한 번도 출마한 적이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전략공천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부산 영도구 지역구에서 14대부터 18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했습니다.


당사자 이언주 의원은 어제(18일) KBS와의 통화에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나를) 부산에 전략공천 하겠다고 직접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언론과 인터뷰도 했고, 직접 내 의사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뷰 전에 의사를 물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의원은 경기 광명시을에서 재선을 했습니다. 부산에 출마한 적이 없죠.

하지만 부산 영도여고 출신으로 이번에는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중구영도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공관위에서 결정하겠지만, 바람몰이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무성 "전략공천? 분열할 수밖에…경선이 옳다"

김무성 의원은 오늘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 의원은 아주 훌륭한 당의 전략적 자산이라 부산 선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렇지만 "이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아서 지역구에 온다면 분열할 수밖에 없다"며 "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경선하는 것이 옳다"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통합당 공관위, 부산영도 신청자 면접 아직 안 해
부산 중구영도구에는 이미 3명의 예비후보가 뛰고 있고 공천 심사도 모두 신청했습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이들에게 경선 기회를 박탈하면 정의가 아니고 통합 정신에도 어긋난다, 무엇보다도 지역 표심이 분열될 것이기 때문에 경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통합당 공관위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대한 공천 면접 심사를 어제와 오늘에 걸쳐 모두 끝냈는데 KBS가 확인한 결과, 문제의 부산 중구영도구 신청자들에 대해서는 면접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공관위는 황교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서울 종로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해서도 면접을 하지 않았는데요. 이들 지역은 2명 이상의 후보가 지원한 지역이 대부분이라, 결국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장제원 "그렇게 교만하면 부산 시민들이 용납 안 해"

부산 사상구의 재선 장제원 의원도 오늘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언주 의원에게 애정을 갖고 쓴소리를 하겠다"며 "그동안 부산에서 열심히 뛴 예비후보들이 있는데 부산 전체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면서 그렇게 교만하면 부산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장 의원은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오면서 부산 전체에 바람을 일으킬 테니 자리를 내놓으라고 할 게 아니라 지역에 정착해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장 의원은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이 의원은 자중하기 바란다. 통합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경거망동' 삼가기 바란다"고 썼습니다.

이 의원이 바람몰이를 해야 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에서 본인의 지역구 경기도 광명에서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요청하면 그렇게 할 것이냐" 되물으면서 "겸손하게 선거에 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장 의원은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공정한 공천'과 '겸손'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김무성 의원과 장제원 의원 모두 이언주 의원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지만, 김형오 공관위원장에 대해서는 "너무 잘하고 계셔서 감사하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시작해 박관용, 김형오, 정의화 이런 분들이 지역을 열심히 닦아 부산을 이어왔다"고 했습니다.

진중권 "머리 밀었다고 공천을 줍니까?

당 밖에서도 비난이 나왔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략공천 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한 사람의 정치철학이 이렇게 극에서 극으로 바뀐다는 것은 애초 철학이 없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습니다.

2012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쳤고, 지난 1월 미래를향한전진4.0을 창당한 뒤 보수통합으로 미래통합당에 합류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그동안 정치적 이상이 무엇이었고 어떤 계기, 어떤 근거로 바뀌었는지 밝힌 적이 없다. 그사이에 한 것이라곤 머리를 민 것밖에 없다”며 “머리 밀었다고 공천을 주는가. 부산 시민은 제대로 된 보수 후보를 추천받을 권리가 있다"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