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화성 8차’ 설익은 기술로 감정?…표본도 부족_야후 포커 온라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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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윤 모 씨가 옥살이를 한 데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나온 체모와 윤 씨의 체모가 성분이 일치한다는 결과였는데요.

KBS가 당시 체모를 감정한 분석법에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니, 분석 기술이 열악한 상태에서 섣불리 범죄 수사에 활용한 게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들이 있었습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범행 현장에서 나온 체모를 분석해 범인이 금속물질을 다루는 업종에 종사할 가능성 크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농기구 수리점에서 일하던 윤 모 씨가 용의 선상에 올랐습니다.

국과수는 윤 씨 체모와 현장에서 나온 체모는 10가지 성분 함량이 일정 범위 내에서 일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판단이 잘못일 확률은 3천6백만분의 1 혹은 1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 결과는 재판에서까지 증거로 인정돼 윤 씨가 옥살이를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국과수는 이 때 사용한 감정법을 1980년대 중반부터 연구했습니다.

당시 연구자료를 보면, 이 방법을 실전에 쓰기 위해선 1000명의 체모를 분석해야 하고, 직업과 지역별로도 살펴봐야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에 공개된 자료엔 150여 명을 분석한 내용 밖에 없고, 직업별 분석도 유리공장 노동자 15명 분석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국과수엔 분석 기계가 없어서 외부에 의존했고, 전담 부서도 없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가 충분치 않고 기술력도 설익은 상태에서 이 분석법을 범죄수사에 사용한 것 아닌지 따져봐야 할 대목입니다.

윤 씨 측은 분석 결과를 해석한 방법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박준영/윤 씨 변호인 : "수치에 대한 해석, 해석이 말이 안 되는 해석을 했던 거죠. 아주 비과학적이고 단정적이고…."]

경찰 요청으로 당시 감정 결과를 검증하고 있는 국과수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