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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폭설, 피할 수 없으면 맘껏 즐겨라." 미국 워싱턴 DC를 비롯해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일원에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도시 기능이 마비될 지경에 처했지만, 미국인들은 대규모 즉석 눈싸움은 물론 스키타기, 썰매타기, 설경 즐기기 등을 하면서 자연재해 속에서도 느긋함과 유머를 잃지 않았다. 엄청나게 내린 눈으로 차량운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정전사태가 속출해 추운 겨울밤을 보내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극도의 불편이 초래됐으나, 대체로 차분하고 여유있게 이번 대설사태에 대응하고 있는 것. 하루 종일 기상특보를 내보낸 ABC, NBC, 폭스뉴스의 지역방송이 보여준 보도태도도 `위기감 조성' 보다는 `차분한 대응'을 이끄는 쪽에 맞춰진 듯 했다. 방송들은 "제설작업이 부실했다"느니, "시장과 지사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느냐"느니 하는 비판성 보도는 전혀 내보내지 않은채, 적설량과 시민들의 반응, 향후 대책 등을 사실 중심으로 전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특보 진행자들과 현장에 파견된 기자들은 재해를 걱정하는 `엄숙함'이나 `진지함'은 떨쳐버린채, 밝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4륜구동차가 아니면 운전하지 마세요", "집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와서 구경 좀 하세요"라고 권유할 정도였다. 실제 거리 곳곳에 제설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서도 스키복 차림으로 도심 `크로스컨트리'에 나선 시민들이 적잖이 목격됐으며, "우리 생애 최대의 눈을 보기 위해 조깅을 하고 있다"는 일부 조깅족들이 방송카메라 앞에 서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그대로 방송을 탔다. 동네 곳곳 언덕에서는 부모들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썰매타기를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또 어떤 노부부는 워싱턴D.C. 도심에서 열리는 NBA 농구경기를 보기 위해 걸어서 가다가 방송기자로부터 "지팡이 들고 거기까지 가실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꼭 가서 응원을 해야 한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이날 예정돼 있던 경기는 노부부의 `집념'에도 불구하고 오후에 전격 취소됐다. 이날 대설사태 속에서도 웃음과 신선함을 선사한 즉석 `이벤트'도 있었다. 워싱턴D.C.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듀퐁서클에서 2천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눈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즉석 눈싸움은 듀퐁서클 인근에 살고있는 에이미 그리너와 마이클 리핀의 작품. 이들은 지난해 12월 엄청난 눈이 내렸을 때 눈싸움을 기획했지만, `인력동원'에 실패했던 경험을 교훈삼아 이번에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대설주의보가 예고되기 시작한 4일부터 일찌감치 선수모집에 나섰다. 지인들간의 트위팅이 계속된 덕분으로 6일 오후 듀퐁서클에는 2천명을 헤아리는 대규모 인파가 모여 일종의 `플래시 몹'인 대규모 눈싸움판이 차려진 것이다. 주요 TV방송들은 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엄청난 인파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눈싸움을 거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눈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경찰은 차량 6대를 듀퐁서클 주변에 배치,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했으나 참가자들은 열심히 눈싸움을 한 뒤 `평화롭게' 해산했다. 눈이 그치고 새롭게 하루가 열린 7일 워싱턴과 그 일대의 주민들은 저마다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뚝 떨어진 기온때문에 얼어붙은 눈을 치우는데 애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