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北에 핵 제조장비 공급…中 묵인”_슬롯 셀룰러 삼성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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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파키스탄이 핵 개발 장비와 물품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공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은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우리 정부는 관련국들의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파키스탄, 北에 핵제조장비 공급…중국은 묵인”▼

<리포트>

파키스탄이 북한에 넘긴 핵 제조 관련 물품은 모넬과 인코넬이라는 내열합금이라고 인도 언론이 폭로했습니다.

이 합금은 핵폭탄에서 미사일 제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대북 제재 품목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고온에 견디거든요. 천도, 2천 정도가 아닌 3천도까지 견딜 수도 있고요. 핵폭탄, 또는 원자로, 또는 미사일 이런 데 공히 쓰일 수 있는 굉장히 소중한 합금이죠."

또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제련하는 데 쓰이는 진공 유도 용해로도 북한에 수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용해로는 파키스탄 에너지 위원회가 중국 회사 '베이징 선테크'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회사는 이같은 사실을 중국 정부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관련국들의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윤병세(외교부 장관) : "의심을 받고 있는 나라들이 우선 해명을 해야 하고, 그런 해명이 충분한 것인지 (유엔) 안보리 이사국 중심으로 해서, 또 NSG(원자력공급국) 회원국 중심으로 해서 철저하게 파악할 생각입니다."

더구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이란 주재 북한 외교관 2명이 최근 파키스탄을 8차례나 방문해 핵 개발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드러나 대북 제재에 균열이 생겼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왜 협력?…미사일-우라늄 농축기술 맞교환▼

<기자 멘트>

지금 보시는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3월 발사한 노동 미사일입니다.

사거리 1500킬로미터로 중거리 미사일입니다.

이 미사일은 파키스탄 가우리 미사일입니다.

노동 미사일과 외형이 똑같은데 노동 미사일의 파키스탄 버전입니다.

23년전에 파키스탄 베나지르 부토 수상이 평양에서 김일성을 만나 우라늄 농축 기술 넘겨주고 북한의 노동 미사일을 가져가 전력화했기 때문에 두 미사일은 쌍둥이입니다.

당시 인도의 핵 위협 앞에 파키스탄은 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이 절실했고 북한은 플루토늄 외에 우라늄 핵폭탄 개발에 목을 매던 터라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졌는데요.

이후 파키스탄은 2003년 가우리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했고 북한은 2013년 3차 핵실험 때 우라늄 핵폭탄 폭발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한 장본인은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인데요.

북한과 이란, 리비아 등과 핵폭탄 기술과 장비 등을 불법 거래하다 지금은 가택연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앞서 보신 것처럼 북한-파키스탄 간 불법 거래 네트워크가 여전히 건재한데요

왜 그러는 지 허효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검은 거래 막을 수 없나?…북-파 협력은 진행형▼

<리포트>

지난 1998년 파키스탄은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인터뷰> 나와즈 샤리프(파키스탄 총리/1998년) : "우리는 5번의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습니다.

구 소련의 아프간 침공과 알카에다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파키스탄의 협력이 절실했기 때문에 사실상 묵인했습니다.

파키스탄의 핵보유는 핵 개발 도미노의 결과입니다.

중국이 1964년 핵실험을 하고 인도가 같은 해 핵 장치를 개발하자 파키스탄도 70년대 핵 개발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가 필요한데다 프랑스와 영국,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아 대 인도 제재에 실패했고 이것이 파키스탄을 더욱 자극했습니다.

중국 역시 미국과 인도에 맞서 파키스탄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던 터라 파키스탄 핵 개발을 암묵적으로 지원했습니다.

파키스탄은 미국, 중국, 인도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틈바구니에서 핵 개발에 성공했고 결국 북한 핵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김태우(동국대 석좌교수) : "(파키스탄이) 핵보유국으로서 더 이상 제재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정상적인 국제관계를 가져가게 되더라. 북한도 그렇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죠.)"

이같은 전략적 구도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