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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아서 청소하는 것이죠. 특별한 이유가 있겠습니까." 경북 구미시 해평면 금호리의 금호연지에 가면 특별한 부부를 만날 수 있다. 연지 바로 뒷집에 살고 있는 박진승(47).김경자(40.여) 씨 부부는 연지(蓮池)를 청소하고 연꽃을 보호하는 연꽃 지킴이다. 찾아오는 관람객들에게 연꽃을 설명하고, 때가 되면 국수를 삶아 내오거나 커피를 대접하는 일이 하루의 일과다. 특히 올해 들어 금호연지에서 처음으로 가시연꽃이 피면서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들면서 이 부부도 더욱 바빠졌다. 지금은 거의 막바지로 핀 꽃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가시연은 환경부가 지정한 2급 멸종위기식물 중 하나로 전국에서 서식하는 장소가 몇 곳밖에 없는 희귀 식물이다. 부부는 매일 오전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3만8천㎡에 달하는 금호연지를 둘러보며 쓰레기를 줍고,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든 사람들에게 연꽃을 훼손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돌아다닌다. 한국농촌공사 소유지만 이들은 자신의 것인양 돌보고 있다. 가시연꽃을 돌보자는 플래카드도 자비로 만들어 세웠고, 매일 연지 안에 들어가 말같은 조류를 치우며, 물고기를 잡기 위해 통발을 넣은 사람들과 언쟁을 높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생업인 농사는 거의 포기한 상태나 다름 없다. 1996년 구미시내에서 농촌을 찾아 이사 온 박 씨는 가시연꽃이 처음 핀 9월13일부터 매일 생육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꽃마다 맏이니 막내니 하며 이름까지 붙여주고, 광합성 작용으로 꽃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잎에는 어미라고 지칭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고 있다. 가시연꽃의 가시에 걸려 말라 죽은 개구리를 가리키며 자연의 법칙과 삶의 방식을 빗대 관람객들의 감탄사를 끌어내기도 한다. 많을 때는 하루에 250여명이 찾아올 정도지만 귀찮은 표정 한 번 보이지 않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낚싯대를 들고 다니며 가시연의 생육을 설명해 준다. 돈 한 푼 생기지 않는 일임에도 싫은 내색 없이 손님을 접대하는 김 씨의 후덕한 인심도 금호연지를 찾는 관람객들에겐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박 씨는 "이 가시연한테 미쳐서 농사도 포기했지만 그 덕분에 많은 사람도 만나니 오히려 좋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