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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대신 1997년 `빅쇼` 무대에서 입었던 미색 드레스를 입혀 달라고 했어요.” 지난 7일 오후 세상을 떠난 가수 고 길은정 씨는 그가 생전에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무대 의상을 입고 마지막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의 임종을 지켜본 길씨의 언니 선옥 씨를 삼성 서울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된 빈소에서 만났습니다. 선옥씨는 상기된 얼굴이지만 편안하면서도 차분하게 동생의 마지막 모습을 회상하며 "편안하게 인형처럼 웃으며 예쁜 모습으로 저 세상으로 갔다"고 전했습니다. "오전부터 구토 증세를 보이더니 계속 힘들어 했었어요. 은정이가 떠나기 1시간 정도 전에 `언니'하면서 저를 찾더니 `언니 그동안 고마웠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언니, 너무 많이 사랑해' 하면서 팔을 벌리더군요. 그러면서 꼭 껴안아 줬죠. 그 이후 바로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다른 말은 들을 수가 없었죠." 길씨의 임종은 언니와 조카와 담당 의사가 했습니다. 이날 길씨의 빈소에는 그가 마지막 남긴 앨범 `만파식적'의 `난 널'을 비롯한 수록곡들이 처연히 흘러나오면서 문상객들을 맞이했습니다. 영정 사진 오른쪽에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 선물받은 그만을 위해 특수제작된 세상에서 유일한 파랑색 기타가 놓여 있었습니다. 선배 가수 혜은이의 화환을 비롯해 원음방송 제작진, KBS 2 `여유만만', SBS `좋은아침' 등 방송사, 가수분과위원회, 도레미 미디어 등 방송ㆍ가요 관계자들의 화환이 빈소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은정이는 `만파식적'을 발표한 이후에 오디오북 `책상은 책상이다'가 눈 감기 전에 꼭 출시되는 걸 보고 싶어 했어요. 그런데 재킷 사진 준비가 안되면서 늦어져 그걸 못보고 눈 감았다는 게 못내 안타까워요." 길씨는 죽음이 예견됐던 터라 미리 장례식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했다고 했습니다. "오늘 올려 놓은 영정 사진은 베스트앨범 재킷 사진 중에서 잘 나온 사진으로 미리 확대해 놓았던 겁니다. 또 빈소에 `만파식적' 앨범을 틀어달라고 했었어요. 검소하게 장례식을 치러주고 화장해서 납골당에 안치해 달라고 부탁했죠." 그러면서 "수의 대신 1997년 암 선고 후에 올랐던 가장 소중했던 무대인 KBS `빅쇼' 무대에서 입었던 미색 드레스를 입혀 달라는 부탁을 남겼죠. 그래서 지금 장례식장에 가지고 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길씨는 언니에게 납골당에 가져갈 유품도 미리 지정해 주었습니다. 납골당에는 베스트 음반과 `만파식적',못내 출시되지 못한 `책상은 책상이다' 시집과 명함 크기 만한 강아지가 이불 속에서 누워 있는 모양으로 그가 가장 좋아했던 마스코트가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동행합니다. 결혼 후 줄곧 따로 살아왔지만 동생의 암 투병 이후 더욱 가깝게 되었다는 언니. 생명이 단축되어 가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고생하는 언니의 기분을 맞춰주고 농담을 건넸던 그였다고 합니다. "동생을 돌보면서 힘든 일보다 행복한 일이 더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았어요." 언니는 그가 임종 바로 하루 전날인 6일까지 라디오 생방송 진행을 하는 투혼을 발휘했다고 대견하면서도 못내 안타까워했습니다. "시신경에도 암 세포가 전이되면서 초점이 흐려져 원고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사람 이름도 잘 못 읽고 말이 꼬이면서 힘들어 했어요." 발인은 9일 오전 8시에 있으며 경기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한 뒤 유해는 경기 고양시 자유로 청아공원에 안치됩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