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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레고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레고무비'가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기록 도전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7일 북미에서 개봉한 '레고무비'는 3일 동안 6,911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1,2월 북미 개봉영화 가운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오프닝 스코어다.

'레고무비'는 장난감 레고 세계의 운명을 건 모험을 그린 사상 최초의 레고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영화다. 영화 캐릭터의 표정을 제외하고 움직임과 배경 등 모든 것을 레고 블록 하나하나를 움직여가며 찍는 이른바 '스톱 모션' 기법으로 완성해 화제가 됐다.

'레고 무비'에 대한 평가도 좋다. 현재 미국 영화비평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5%를 기록하고 있으며 "창의적인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이라거나 "'토이스토리' 시리즈와 견줄 만 하다" "3D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등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레고 무비' 서울 관객은 못봐

그러나 정작 서울 관객들은 '레고 무비'를 접하기 어렵다. 멀티플렉스 극장 1,2위인 CJ CGV와 롯데시네마 등 극장체인과 직배사인 워너브러더스 사이에 입장권 수익배분 문제, 즉 '부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에서는 '레고 무비' 상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극장과 직배사간 갈등으로 서울 관객이 불편을 겪게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토르:다크월드'와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도 부율 문제 협상이 결렬돼 서울 상영이 불발됐었다.

'고질라'와 '300'시리즈 등 올해 극장팬들이 기다리는 외화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지만 극장과 직배사간 부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 지역 관객들은 일부 상영관을 찾아 헤매는 불편을 계속해서 겪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 부율, 누구 말이 옳은가?

현재 CJ CGV는 극장 대 배급사(혹은 제작사)의 입장권 수익 배분율을 5(제작,배급)대 5(극장)로 주장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5.5(제작,배급) 대 4.5(극장) 방안을 내놓고 있다. 1980년대 극장 수입의 대부분을 외화가 차지할 때 정해진 6(제작,배급) 대 4(극장) 부율은 일방적으로 외화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국영화 점유율이 평균 60%를 웃도는 상황에서 최소한 한국영화와 비슷한 부율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CG CGV와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7월과 9월, 한국영화 부율을 기존의 6(극장) 대 4(제작,배급) 에서 5.5(극장)대 4.5(제작,배급)로 각각 조정한 바 있다. 극장 측 수입을 줄이고 제작,배급사측 수익 분배 비율을 높여준 것이다.

하지만 직배사인 워너브러더스는 기존 부율인 6(제작,배급) 대 4(극장)를 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극장 측이 한국영화 부율을 조정해주고 나서 입게 되는 손실분을 외국영화에서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불편한 시각도 존재한다. 오히려 극장 측에 유리하게 조정돼있는 현재 입장권 부율을 이번 기회에 제작,배급사에 정당한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외화 부율을 하향 조정할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 부율을 상향 조정하라는 주장이다.


▶부율, 올리면 누구에게 얼마나 이익인가?

부율을 올리면 극장과 제작,배급사에 얼마나 많은 이익이 돌아가길래 극장 미개봉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마다하지 않는 것일까? 지난 2012년을 기준으로 서울지역 3대 메이저 멀티플렉스(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모두 한국영화 부율을 기존 6(극장) 대 4(제작,배급)에서 5.5대 4.5로 조정할 경우 80억 원 정도의 추가 매출이 제작,배급 쪽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2년 한국영화 총 개봉 편수(175편)로 이를 나누면 한 편당 4천만 원의 매출이 더 오르게 되고, 총 제작비 10억 원 이상의 영화(65편)를 대상으로 할 경우 한 편당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이는 관객 수로 치면 3만 명에 해당하며 손익분기점이 전체적으로 2.4% 포인트 내려가는 효과를 가져온다. 외화 부율(기존 6대4)의 경우 5대 5로 조정되면 극장 입장에서는 연간 16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율 문제...해답은 없나?

영화 관계자들은 부율 문제가 우리나라 영화 상영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가 개봉하면 전체 스크린의 절반 이상을 독과점하는 이른바 '스크린 독점'이 부율 문제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개봉과 동시에 최대한 많은 스크린을 확보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현재 시스템에서 극장과 배급사 간 수익 배분 문제는 서로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은 우리나라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부율 문제'나 '스크린 독점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비결은 슬라이딩(변동) 부율 체제. 즉 부율을 우리나라처럼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동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봉 1주차에 극장이 20, 제작-배급사가 80의 수익을 가져갔다면 4주차엔 그 비율을 50대 50으로 똑같게 하고, 그 이후에는 극장이 더 많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결국 극장 입장에선 부율이 적은 첫주에 굳이 상영관을 많이 내줄 필요가 없고 대신 영화를 더 오래 걸어두려 한다. 뒤로 갈수록 극장에 더 이익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변동 부율제'...모두에게 윈-윈

변동 부율제는 관객 입장에서도 좋다. 극장이 최대한 영화를 오래 걸어두려 하기 때문에 보고 싶은 영화가 며칠 만에 극장에서 사라지는 경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제작사나 배급사도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극장들도 입소문을 타고 관객이 몰리면 스크린 수를 크게 늘려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탄력적인 극장 운영이 가능해진다.

극장과 배급사가 '수익 배분'을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는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율'을 '양'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로 조금만 달리 바라보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영화계 종사자들의 견해다. 올해 국내에 배급될 많은 외화들을 서두르지 않고 오랜 기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기를 관객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