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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12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물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로스앤젤레스 앞바다에 있는 카탈리나섬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기 등 에너지뿐만 아니라 물 공급도 육지와 단절된 이 섬은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시설로 위기를 넘기고 있는데요.

이영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쯤 떨어진 샌타 카탈리나 섬입니다.

울릉도의 세배 쯤 되는 이 섬은 매년 100만 명이 다녀가는 캘리포니아 주요 관광지입니다.

섬 특성상 전기와 기름 등 자원이 귀하고 물가도 비싸지만 이 섬 주민 4천여 명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물입니다.

모리슨 씨 집에서는 받아 놓은 물로 하루에 한 번 설거지합니다.

[테레사 수잔 모리슨/카탈리나섬 주민 : "이 개수대는 뜨거운 비눗물을 위한 것이고여기는 씻기 위해 깨끗한 물을 받아두는 곳이에요. 물을 계속해서 틀어놓지 않아도 되게요."]

설거지가 아예 필요 없도록 종이 접시 같은 1회용 제품을 쓸 때도 있습니다.

샤워는 5분을 넘지 않고 더운물이 나올 때까지 흘려버리는 물은 물통에 받아 재활용합니다.

변기에 쓰이는 물은 모두 바닷물입니다.

[이안 로버트 모리슨 : "깨끗한 물은 변기에 사용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것은 음식을 할 때나 쓰죠."]

이 섬 주택가에선 화초와 나무로 잘 꾸며놓은 마당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나마 키우는 식물도 대부분 물을 적게 먹는 것들입니다.

카탈리나 섬의 또 다른 특징은 육지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천연 잔디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지금 보시는 이 잔디는 관리에 물이 필요 없는 인조 잔디입니다.

일반 가정 뿐 아니라 음식점도 물 절약에 철저합니다.

이 햄버거 전문점은 물을 절약하기 위해 주방의 세칸짜리 싱크대를 두 칸으로 줄였습니다.

[알레한드로 로메로/햄버거 전문점 대표 : "개수대를 한 칸만 사용해 접시를 소독하고 다른 쪽에서는 헹굽니다. 저희는 비눗물이 가득담긴 칸을 썼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 음식점은 손님들에게 공짜 물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오스카 마티네스/음식점 직원 : "공짜로 물을 주는 것은 비가 오는 것에 달렸습니다. 올해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돈을 받고) 생수를 줍니다."]

2016년 이 섬은 극심한 가뭄으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애니 마샬/아발론 시장 : "숙박 업소들은 (세탁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침구류를 육지로 보냈습니다. 게다가 (세탁할 동안에 쓸) 추가 침구 용품을 구입해야 했습니다."]

일반 가정에는 사람 수 대로 물이 할당됐고 할당량을 초과하면 공급을 끊는 제재가 따랐습니다.

이같은 고통은 같은 해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담수화 시설이 완공되면서 끝났습니다.

[루크 세어/담수화 시설 관계자 : "담수화 공장은 하루에 식수 23만 갤런(870톤)을 생산하는데 겨울철 아발론시의 물 수요량의 100%를, 한 여름철에는 40-50%를 공급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당시 주민들이 몸으로 익힌 물 절약 습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롤린 앤 대일리/카탈리나 섬 주민 : "아직도 샤워를 3분에서, 5분 정도 합니다. 가능한 빨리 하고 나오는 게 제 마음속에 배어 있어요. 그래서 물을 적게 쓸 수 있게요."]

이같은 물 절약으로 카탈리나 주민 한 명의 하루 평균 물 소비량은 약 215리터에 달합니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민이 하루 평균 쓰는 양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올해 가뭄 정도는 2016년과 비슷하지만 섬의 식수원이자 가장 큰 저수지의 수량은 당시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상태입니다.

[애니 마샬/샌타 카탈리나섬 아발론 시장 : "저희는 담수화 시스템이 있고, 사람들이 어떻게든 물을 잘 아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캘리포니아에 있는 어느 도시들 보다 더 나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그 대가로 육지 보다 6배 비싼 물 값을 치르고 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 가동중인 담수화 시설은 모두 12곳,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담수화 시설 추가 건립에 반대 목소리가 크지만 1200년 만의 대가뭄이 상황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카탈리나 섬에서 이영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