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정 앵커 :
아무리 가짜가 흔한 세상이라 하지만은 금융기관의 장이 발행한 가짜 예금통장까지 나타났습니다. 액면금액이 무려 백8억 원이나 되는 거액 통장이지만 통장에 돈은 한 푼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째서 이런 가짜 통장이 발행된 것인지 장기철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장기철 기자 :
서울 명동에 있는 거재단 금융기관에서 발행한 이 통장 3개가 돈이 들어있지 않은 가짜였습니다. 액수는 놀랍게도 69억여 원과 27억여 원, 12억 원 등, 모두 백8억8천여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 가짜 통장의 발행인은 국제상호신용금고의 당시 사장이었던 이용 국 씨입니다. 이 씨는 왜 이런 가짜통장을 발행 했을까?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산에 있는K모직의 소유주 노모 씨가 이 씨에게 회사매각을 부탁했고, 이 씨는 사채업자인 조정욱 씨를 매수자로 끌어들였습니다. 노 씨는 회사이전이 어렵게 되자 이전기금으로 조성해놓은 백22억 원이나마 찾으려고 원매 장을 물색한 것입니다. 회사의 소유주라 할지라도 법인이름의 돈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급한 노 씨는 사채업자 조 씨에게 14억 원을 깎아준 백8억 원에 그리고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지방 이전을 조건으로 회사를 처분합니다. 이 씨는 이때 노 씨 이름으로 백8억 원이 입금된 가짜통장을 발행해서 매각대금으로 건네줬고, 이 돈은 그 다음날 상호신용금고에 예치된 K모직의 법인구좌에서 인출해 메꿨습니다. 사채업자 조 씨는 이 씨의 도움으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인수즉시 차액 14억 원까지 챙겼습니다.
성대수 (서울지검 수사1과 수사관) :
백2억 원 있어야 그 회사를 인수할꺼 아닙니까? 땡전 한 푼 없는 사람이 인수를 했으니까 그 방법이 묘하지 않느냐 이거예요.
장기철 기자 :
검찰은 이 씨와 조 씨 두 사람을 사기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했습니다.
KBS 뉴스, 장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