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버리는 ‘재벌가’…미 국적자 10%_워드 빙고 하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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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경제를 좌우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떠시겠습니까.

국내 재벌가 가운데 세금을 안 내려고, 또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보내려고 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이 수두룩했습니다.

탐사보도팀, 김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1인당 국민소득이 천 달러에 불과한 캄보디아.

국내 재벌가 3세 여성과 자녀가 몇 해 전 이 나라에 귀화했습니다.

<녹취> 캄보디아 정부 관리 : "네, 구 씨는 캄보디아 왕실로부터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구 씨는 LS가의 3세이고, 남편은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

정 사장의 딸은 이후 외국인 자격으로 한 외국인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외국인학교 입학을 위해 한국 국적을 버린 겁니다.

<녹취> 정일선(현대비앤지스틸 사장) : "(국적 관련해서 내용증명도 보내 드렸는데요) 저희 기획팀이 있거든요. 그쪽에 애기하세요."

구본능 KBO 총재와 현대종합금속 정몽석, 주식회사 두산 박정원 회장의 자녀는 해외에 거주하지 않았으면서도 영주권을 이용해 외국인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LG가 3세 구본호 씨.

개인주식을 회사에 팔고 낸 양도세 20억 원을 돌려달라고, 조세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자신은 미국시민권자여서 한국에 세금을 낼 의무가 없다는 겁니다.

국내 2위 물류업체의 대주주로 지금까지 8백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구 씨는, 결국 세금을 돌려받았습니다.

<녹취> 구본호(범한판토스 대주주) : "(구본호 씨 맞으시죠?) 아닌데요. (양도세 환급 건 때문에 여쭤보려고 왔는데요) ..."

KBS가 국내 10대 재벌일가 921명 가운데 628명의 출생지를 확인한 결과 미국 출생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등 모두 119명.

이 가운데 현재 미국 국적자는 씨제이 이미경 부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 딸인 정윤이 전무 등 95명으로 10%나 됐습니다.

이 중 46명은 각 기업 주요 주주로 해마다 배당금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하성(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 "일반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잣대가 적용돼야 하겠죠."

특히 1980년 이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재벌가 남성 35명 가운데 23명이 외국 국적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