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근만근 졸린 눈꺼풀”…화물차 졸음운전 예방 어떻게?_역 구구단 빙고 인쇄하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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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장사도 졸린 눈꺼풀은 못 들어 올린다"

천하장사도 졸린 눈꺼풀은 못 들어 올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졸음을 참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졸음이 운전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정말 위험합니다. 특히 화물차 사고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582명이었는데, 화물차 사고 관련 사망자는 302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졸음운전과 전방 주시 태만이 240명으로 사망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화물차 졸음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통계에 그대로 드러난 걸 보니, 아무리 베테랑 운전기사라고 하더라도 밤낮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일은 졸음운전 위험이 큰 것 같습니다.


■ "15분 쉬고 쿠폰도 받고.." '휴식-마일리지' 캠페인

한국도로공사는 화물차 졸음운전을 막아보겠다며, 최근 '휴식-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쉼터에 들러 QR코드를 스캔하면 짧은 동영상이 재생되고, 시청 후 차량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남기면 10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4번을 쉬어 40 마일리지를 쌓으면, 마트나 주유소에서 쓸 수 있는 5천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합니다.


여기에 화물차 이용이 많은 노선 중 EX 화물차 라운지가 있는 입장과 청주, 옥산, 신탄진, 옥천 등 5개 휴게소에서는 얼음물과 함께 반사판 설치 등의 서비스도 제공해 운전기사들의 호응도 좋습니다.

올해 연말까지는 신청자에 한해 귀여운 '왕눈이 스티커'도 무료로 증정한다고 합니다.


■ "쉬고 싶지만..." 잔업에 치이고, 시간에 쫓기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를 시행해도 참여하지 못하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여전히 더 많습니다.

개정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는 2시간 운전 후 15분 휴식을 실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업무 외 잔업에 치이고 시간에 쫓겨 졸린 눈 비벼가며 운전할 때가 많습니다. 본래 업무가 아닌 상·하차 등을 떠맡기 일쑤고, 최저가 입찰제에 다단계 운송구조로 운임이 점차 떨어지니, 물리적인 쉴 시간이 없어지는 겁니다.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화주와 운송사에 과속, 과적,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결국 화물차 운전기사를 죽음의 도로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18일 경고파업에 나섰던 화물연대
■ '졸음운전 예방'... 결국, 노동조건 개선이 '답'

결국,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기사들의 노동조건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졸린 눈을 비비며 급히 다니지 않아도, 과적하지 않고 지나치게 오래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만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 이미 약속된 사회적 합의들만이라도 지켜주는 것.

이것이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일 뿐 아니라, 함께 도로를 달리는 국민의 안전까지 보호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