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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확산하며 638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보고된 이래, 동물을 통한 '자연 발생설'과 '연구소 유출설'이 함께 제기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2월에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코로나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가, 지난달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입장을 뒤집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자연발생설에 무게를 싣는 미국 연구진의 논문 두 편이 26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의 온라인 판에 동시에 공개됐습니다.

"코로나 초기 확산지, 통행량 적어…동물 유래 아니면 설명 안 돼"

미국 애리조나대의 마이클 워러비 교수와 스크립스 연구소의 크리스천 앤더슨 박사 연구진은 초기 환자들의 공간 분포 분석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의 초기 중심지는 우한 시의 화난 수산시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2019년 12월 중국 우한 시에서 보고된 코로나 환자 155명을 대상으로 주거지와 화난 수산시장과의 거리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화난 수산시장과 수산시장과 직접 관련된 환자들은 시장으로부터 평균 2.28km 떨어진 곳에 사는 반면, 직접 관련 없이 코로나에 걸린 환자들은 시장으로부터 주거지까지 거리가 0.91km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분석한 코로나19 초기 환자들의 분포. 노란색 점은 화난 수산시장과 직접 관련된 코로나 감염 환자이고 파란색 점은 화난 수산시장과 관련이 없는 환자의 거주지. (출처: 사이언스)
화난 수산시장과 직접 관련 없이 코로나에 걸린 환자들은 120명으로, 이들은 그곳에서 일한 적도, 일하는 사람을 만난 적도, 시장을 방문한 적도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화난 수산시장과 직접 관련 없이 코로나에 걸린 초기 환자들은 시장과 가까운 지역사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화난 수산시장과 직접 관련된 환자들은 어디에서 감염된 것일까요? 혹시 그들도 자신의 주거지 근처, 우한 시의 다른 지역에서 먼저 감염됐을 가능성이 없을까요? 연구진은 이 같은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쉽게 퍼질 만한 다른 장소들을 검토했습니다.

우한 시에서 화난 수산시장보다 인구 통행량이 많은 장소들과 소셜미디어에서 방문객이 몰린 장소, 슈퍼 전파자가 방문한 장소 등 430곳을 파악했습니다. 그 결과 전체 통행량 26만 2,233건 가운데 화난 수산시장 방문 건은 120건으로, 0.04%에 그쳤습니다. 이는 우한 시의 다른 지역사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먼저 노출됐다면, 통행량이 많은 다른 곳부터 먼저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연구진은 화난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던 야생동물들이 모두 옮겨져 직접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없었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화난 수산시장 환경 검체 조사에서 야생동물이 판매된 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야생동물 판매 상인들 사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화난 수산시장에서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종간 감염이 발생했고, 시장과 직접 연관된 초기 환자들은 지역사회보다 시장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천 앤더슨 박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구를 주의 깊고 세밀하게 진행하기 전까지, 나는 '연구소 유출설'을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증명된 사실들은 모두 화난 수산시장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확산된 중국 우한 시 화난 수산시장 인근의 모습
■ "화난 수산시장에서 종간 전염, 최소 두 차례 발생"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조나단 피카 교수 연구팀은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통해 자연발생설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되는 종간 전염이 화난 수산시장에서 최소한 두 차례 일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초기에 중국에서 확산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A계통과 B계통으로 나뉩니다. A계통은 화난 수산시장 인근에 살던 환자에게 검출돼 중국에서 확산됐습니다. 반면 B계통은 화난 수산시장에서 일하거나 방문하는 등 시장과 직접 연관된 사람들에게 검출돼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연구진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A계통은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반면, B계통은 A계통과 연관 없이 따로 진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종간 감염이 단 한 차례 일어났다면 A계통과 B계통은 유전적으로 연관성이 발견되기 때문에, 이는 종간 전파가 두 차례 이상 일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11월 말 B계통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으로 종간 전파를 일으켰고, 몇 주 뒤 지나 A계통의 종간 전파가 또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조엘 베르트하임 교수는 "한 세대에 한 번 일어날 만한 사건이 단기간에 두 차례 일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계통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간 전파를 시도했지만, 두 계통만이 인간에게 전염됐고 나머지는 사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 "화난 수산시장, 인간과 동물 거리두기 안 돼"

두 논문의 연구진은 공통적으로 화난 수산시장에서 야생동물이 거래된 환경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야생동물이 별다른 검사 없이 도축되고, 분비물이 뒤섞이고, 개와 고양이 그리고 인간 등 다른 종 간 접촉이 매우 빈번해 종간 전염의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싼 연구는 '또다른 인수공통 감염병의 대유행을 예방하기 위한 기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자칫 과학적 예방조치의 수립을 방해해선 안된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