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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무엇일까?

위 그림이 무엇으로 보이나. "보아뱀"이라고 답한다면,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읽은 사람이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뱀'이라고 굳이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 아래와 같이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그러면 이 그림은?

사람들은 설명을 해야 알아듣는다. 아니면 보고싶은 것만 본다.

이를테면 금융하는 (업계종사자, 투자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아뱀을 보고 이런 그래프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크게 치솟았다가 가라앉고 마는 그래프. 이런 식이다.


이 그래프는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당시 주가가 폭락했던 한 기업의 주가 그래프다. (다우데이타) 5년 전부터 거의 일정하던 주가가 1년 쯤 전 갑자기 우상향을 시작해 서너 배 넘게 치솟더니 어느날 갑자기 추락했다.

사법 당국은 이 그래프의 배후에 불법 사설 투자자문업체를 통해 주가를 들어올리다 폭락사태를 야기한 라덕연 일당을 지목했다. '가진 돈의 2배 이상의 레버리지 투자를 외국인 인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차액결제거래(CFD) 방식이 충격을 키웠다고도 했다.

복잡한 이야기가 뒤에 있지만 본질은 간단하다. 돈을 벌려고 탐욕적인 주가 조작을 했다는 이야기다.

■ 모든 것이 '금융 탐욕'의 흔적

주가 조작, 혹은 투자 실패의 역사는 길다. 양태도 다양하다. 그런데 모양은 대개 이렇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주가 조작은 '루보사태'다.

2006년 하반기, 희대의 다단계 사기 JU(회장 주수도)사건 관련자들이 JU의 2인자 김 모 씨를 구심점으로 약 1천500억 원을 모았다. 사업적 실체가 불분명한 '루보'라는 기업의 주가를 조작했다. 천 원 하던 주가가 약 반 년만에 5만 너머 원까지 치솟았다.


물론 결론은 해피엔딩일 수 없다. 수사가 시작되자 주가는 폭락했다. 루보는 이후 그 전 같은 주가로 돌아가지 못했다. 탐욕의 끝은 같은 모양이다. 웃는 사람은 없다.

어떤 탐욕은 세계적인 은행도 파산으로 몰고간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아케고스 사태다.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 빌 황의 아케고스가 '라덕연처럼 레버리지 많이 내서 몇몇 기업의 주식을 샀다'가 주가 폭락으로 마진콜에 몰려 파산한다.


아케고스가 갚지 않은 돈 때문에 스위스의 대표적인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7조원 이상의 손해를 입는다. 이후 경영에 실패하며 내리막을 걷다가, 올 초 경쟁자였던 UBS에 인수됐다. 빌 황의 욕심만 탐욕인 게 아니다. 손쉽게 수수료를 벌려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위험 거래를 일삼은 은행의 행태도 금융 탐욕이다.

연루된 기업의 그래프의 모양은 언제나 그렇듯 똑같다.


■ 모든 금융 탐욕은 보아뱀을 닮았다

돌아돌아 이번주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다. '라덕연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재발한 주가 폭락 사태에 '또다시 주가조작'이냐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빠르게 수사망을 '주식 정보 카페' 운영자 강 모 씨와 주변으로 좁힌 사법 당국은 출국금지와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미리 알고 있었다'면서도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구체적으로 하한가를 촉발한 원인은 '반대매매'일 수도, '누군가 큰 개미의 투매'일수도, 아니면 '반대매매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공포'일 수도 있다. 아직 그 실체가 뚜렷하지 않다.


주가 그래프도 아직은 앞선 사례들과 조금은 다르다. 하한가 하루 만에 금융당국이 거래정지를 결정해 아직 그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이 사태가 '금융 탐욕'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면 그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모든 금융탐욕은 보아뱀을 닮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