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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에 정박 중인 어선 3척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민소영 기자
제주 한림항 어선 화재 사흘째인 9일, 실종된 한국인 기관장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등 2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고 선박을 인양하기 위한 크레인 조립 작업도 오늘(9일) 시작됐습니다.

해경은 사고 당일에 이어 어제(8일) 오후에도 세 차례에 걸쳐 잠수요원을 투입해 수중 수색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습니다. 당시 수중 시야는 30㎝밖에 확보되지 않아,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오늘(9일)은 수중 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사고 사흘째 밤낮으로 경비함정과 해양경찰관 등이 육상과 해상을 돌며, 실종자를 찾고 있습니다.

■ 불탄 선체 인양할 크레인 조립 시작…"펄에 묻혀 있어 난항 예상"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화재 어선 선체 인양 준비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불탄 선박 3척을 인양하는 작업에는 300톤과 200톤급 육상 특수크레인 2대가 동원됩니다. 제주에는 대형 선박을 인양할 장비가 없는 탓에 다른 지역에서 화물차 8대에 나눠 장비를 실어와, 이를 사고 현장에서 조립해 투입합니다.

지난 8일 오전 해경 관계자들이 한림항 화재 사고 선박에 올라 잔해 등을 살펴보고 있다. 민소영 기자
오늘(9일)부터 크레인 조립 작업을 하고, 내일(10일)은 침몰한 선체에 와이어를 연결하는 등 인양 준비 작업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제주시와 해경 등에 따르면 와이어 연결 작업이 끝나면 모레(11일)부터 하루 한 척씩, 사흘에 걸쳐 선체 인양을 할 계획입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날씨 등 여건에 따라 계획이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우선 오는 14일까지 사고 선체들을 모두 뭍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현재 불타 침몰한 선체들이 '펄'에 묻혀 있는 상태"라며 "인양 시 무게가 상당히 더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문제도 고려해서 인양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처음 불 시작된 선박, 두 번째로 인양 예정"

처음 폭발과 함께 불이 시작된 선박인 한림 선적 근해채낚기선(29t)은 현재 뱃머리 부분 일부를 제외하고 선체 대부분이 완전히 불타 물에 잠긴 상태로, 오는 12일쯤 두 번째로 인양될 예정입니다.

지난 7일 오후 제주해경 잠수요원들이 한림항 화재 당시 최초로 폭발이 시작된 선체 주변을 수중 수색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해경은 실종자 2명이 당시 이 선박의 기관실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불이 시작될 때의 폭발 충격으로 주변 해상 또는 다른 선박 위로 추락했을 개연성도 염두에 두고, 화재 현장 일대에서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경은 사고 목격자를 비롯해 선장 등 사고 현장에 있었던 생존 선원들을 대상으로도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실종 선원, 제주에 온 지 4개월밖에 안 된 동료인데…"

화재 당시 실종된 한국인 기관장과 인도네시아 선원이 현재까지 발견되지 못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동료 선원들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에 정박 중인 어선 3척에서 연쇄적으로 불이 나, 선체가 전소한 모습. 민소영 기자
한림항 일대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들은 불탄 선체를 바라보며, 동료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특히 실종된 외국인 선원은 제주에 온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어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선원과 함께 한국에 왔다는 인도네시아인 선원 시야쿠르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5월에 비자를 받아 (다친 선원과) 같이 제주에 왔다"며 "실종된 친구는 제주에 온 지 4개월 됐는데, 아직 발견되지 못해 슬프다. 그러나 나머지 친구들이 일부 다치긴 했지만 살아있는 데 대해, 신께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야쿠르 씨는 "불이 난 날 숙소에 있었는데, 항구에서 '쾅' 소리가 났다. 배에서 난 폭발로 인해 집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며 사고 당시 폭발 충격도 잊지 못했습니다.

■ "다닥다닥 붙어 정박해 피해 커…항구 정비 시급"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어민들은 특히 항구 내에 배를 댈 '선석'이 부족한 탓에, 어선 여러 척이 항구에 다닥다닥 붙어 대는 '밀집 정박'이 화를 키우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경우 풍부한 어족자원으로 다른 지역 선박들의 입·출항도 잦은 데도 현 항만 시설이 수십 년 전 조성 당시 상황에 머물러 있어, 최근 성산항과 한림항에서 잇따른 연쇄 화재를 계기로 항구 정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5일 KBS 뉴스7 제주 갈무리
김정철 한림어선주협회장은 "어선 규모는 커지고 있는데 항구는 여전히 비좁아 어선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상황에서 불이 나면 속수무책이다. 바로 전 성산항 화재도 마찬가지"라며 "한림항을 오가는 어선이 300척이 넘고 어선 자체도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접안시설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 왔지만, 아직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앞서 그제(7일) 오전 10시 20분쯤 제주시 한림항에서 정박 중이던 어선에서 불이 나 40대 한국인 기관장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등 2명이 실종됐습니다.

또 선장과 선원 등 3명이 몸과 얼굴에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제주 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온몸에 화상을 입은 인도네시아인 선원은 의식을 찾지 못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