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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굴절된 우리 현대사의 또다른 희생자였던 훈 할머니 기억 하실 겁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 갔다가 50년 만에 영구 귀국했던 훈 할머니가 두고 온 가족을 보고 오겠다며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갔습니다마는 KBS 취재팀이 캄보디아 현지를 찾아가서 훈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현지에서 최세휘 기자입니다. ⊙기자: 캄보디아 수도 푸놈펜에서 북동쪽으로 80km 떨어진 스쿤 마을. 훈 할머니가 사는 집을 찾았습니다. 집에 들어서자 태극기와 지난 번 한국 방문때 찍었던 사진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할머니는 현재 지병이 워낙 심해져 주위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운 노래를 부르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마음은 당장 고국으로 달려가 어렵사리 찾은 동생을 보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습니다. ⊙훈 할머니: 한국에 가고 싶지만 몸이 너무 아파 폐만 끼칠까 봐 가지 못합니다. ⊙기자: 한인회의 도움으로 정기적인 병원진료를 받게 됐지만 시설이 워낙 미치지 못해 병을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탕리(담당의사): 당뇨도 심해요, 폐렴도 많이 있어요. 두통도 많아요. 그 다음에 관절도 심해요... ⊙기자: 따뜻한 봄이 오면 금방 돌아오겠다며 캄보디아에 온 훈 할머니. 이쪽의 식구들과 주위의 아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낳아 준 고국에 대한 향수와 대부분 삶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캄보디아의 또다른 향수 사이에서 방황하는 훈 할머니로부터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KBS뉴스 최세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