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文 대통령 판문점 회동 동행’ 거절…北도 안 원해”_페드로 스쿠비가 돈을 버는 방법_krvip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또는 선상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제안하며 합류 의사를 밝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핵화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이 전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트윗'으로 시작된 지난해 6월 말 '판문점 회동'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 모두 북미 양자간 정상회동을 원했지만 문 대통령이 '동행'을 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23일 공식 출간되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지난해 4월11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귀결된 데 대해 자신이 '나쁜 합의'에 서명하기보다는 걸어 나온 데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판문점 또는 해군 군함 위에서의 만남을 제안하며 극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는, 시각, 장소, 형식에 대한 극적인 접근법을 촉구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 썼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세기의 회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에 대한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극적인 무언가를 원했다고 회고록에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독백'을 끊으며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평가한다면서도 다음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인 합의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답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습니다.

이어 볼턴 전 보좌관은 "합의 없이 다시 한번 만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지만 아무도 두 번 (합의가 결렬돼) 협상장 밖을 걸어 나오길 원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은 내용보다는 형식에 대해 우려했으며 그(문 대통령)에게 최대 관심사는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판문점 회동'이 열린 지난해 6월30일 당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문 대통령의 동행을 수차례에 걸쳐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이 동행 입장을 계속 고수해 관철했다는 내용도 회고록에 담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과 달리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만나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도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에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이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말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화에 끼어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의 형식을 포함, 북한 측과의 조율 내용을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만남을 갖는 것이지만, 김 위원장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자신이 그곳에 없다면 적절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참석하길 바라지만 북한의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했고, 문 대통령은 그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대통령들은 많았지만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장을 꺾지 않았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다면서 '이 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경호처가 일정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재차 거절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 알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자신을 만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서울에서 자신을 DMZ로 배웅한 뒤 판문점 회동 후 오산 공군기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DMZ내 오울렛초소까지 동행하겠다면서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그때 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고 미국 대통령 최초로 군사 분계선을 넘었다가 되돌아온 뒤 이러한 장면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지켜보던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 곁으로 걸어와 김 위원장과 악수하면서 남북미 세 정상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