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극 못 좁힌 북미…협상 결렬 이유는?_포커 보너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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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첫 만남은 일단 이렇게 끝났지만, 미국의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북미 양측 모두 시간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이 비핵화 협상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점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번 협상 결렬을 어떻게 봐야 할 지 짚어보겠습니다.

통일외교부 김경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앞서 봤지만, 북미 양측의 말이 너무 다릅니다. 북한은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고 하는데,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다고 합니다. 결국, 이 간극이 결렬의 원인으로 봐야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양측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려면 앞서 있었던 두 번의 협상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는데요. 그래픽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단 미국은 이번 협상을 하노이 이후부터 바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서 '영변 핵시설'을 중심에 두고 추가적인 제재 완화와 같은 나름의 유화적인 입장을 들고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었다고 말을 하는 겁니다.

반면 북한은 논의를 싱가포르 직후로 되돌리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협상에서는 영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하고요.

대신에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서 자신들은 유해 반환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는데 미국은 그동안 한 게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을 한 겁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이 했던 세 가지 조치를 언급했는데요, 추가적인 대북제재와 한미 군사훈련, 그리고 한반도 전쟁장비 도입을 언급하면서 이런 조치들을 되돌리지 않으면, 즉, 이런 조치들을 되돌리는 선조치를 미국이 하지 않으면 북한은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런 부분들에 대한 답이 없어서 빈손으로 왔다고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양측이 관점의 차이가 굉장히 커 보입니다. 특히 북한의 태도가 오히려 더 강경해진 것처럼 보이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기자]

세 가지 정도 이유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하노이 트라우마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협상장에 가서 영변 핵시설 카드를 꺼내놓았는데 결국 미국이 거부를 했거든요.

이런 충격적인 결과가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 상당히 수세적으로 나가는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이번 협상도 결렬이라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협상 전략의 측면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의 가장 큰 부분을 먼저 내놓고 미국을 압박해서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겠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도 고려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있죠, 그리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 등이 있기 때문에 현재, 시간은 북한의 편에 있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에 결렬됐지만, 양측의 태도를 보면 대화가 아예 멈춘 건 아니라고 봐야겠죠? 협상이 다시 이어지겠죠?

[기자]

북한의 태도를 보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자신들은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또다시 비춰서 추가적인 협상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미국은 당장 2주 안에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그런데 북한의 강경한 입장을 보면 수 주 내에 다시 만나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 북한은 조금 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일단 미국이 적대 정책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으면 그 전엔 협상할 의욕이 없다고 밝혔고, 북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고, 그 시한은 올해 말까지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 2주 안에 북미가 만날 의향이라는 것도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북미가 대화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우리 정부는 그동안 양측이 트위터나 아니면 성명, 담화만 가지고 의견을 주고받다가 이렇게 실제로 얼굴을 보고 만나서 이야기 나눈 것 자체가 큰 진전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끝까지 이런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기보다는 이걸 발판으로 협상을 진전시킬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 이르면 내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가서 북한을 다시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7개월 만에 다시 만난 북미가 이렇게 큰 이견 차를 다시 한번 명확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나 또 촉진자 역할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통일외교부 김경진 기자였습니다.